애플 “범죄용의자 아이폰 데이터 제공 불가”...왜?

“애플이 필로폰소지 범죄용의자의 아이폰 iOS 데이터 암호를 풀어 제공해야 한다.”-美법무부

“프라이버시 문제,경제적 손실 등 부담되는 전례를 만들 수 있어 곤란하다.”-애플

폰아레나 등은 23일(현지시간) 범죄용의자 수색영장 집행을 위한 미법무부의 아이폰5s iOS데이터 암호해제 요청이 애플의 사생활 보호 주장에 가로막히면서 판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특별한 사건은 미 정부가 잠금장치를 푼 아이폰이 필요하다며 애플에 특정인의 iOS데이터를 제공해달라고 요구한 데서 시작됐다. 법무부의 요청은 필로폰 소지죄로 기소된 용의자에 대한 수색영장 집행과 관련돼 있다.

미 법무부는 제임스 오렌스타인 판사에게 “애플은 수색영장 발부 대상이 되는 아이폰을 디자인하고 생산하고 판매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애플과 이 사건에 관한 한 시작일 뿐이다. 애플은 스마트폰을 가동하는 SW를 프로그래밍하고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 SW는 영장집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이 용의자가 가진 iOS 암호를 풀어주는 것은 리소스,직원,SW,장비에 짐을 지우면서 장차 회사에 부담을 줄 전례를 만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이 부담은 정부의 요구 횟수가 증가하면서 더욱더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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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범죄용의자 아이폰5s의 iOS데이터를 제공해달라는 미 법무부의 요청에 대해 거부의사를 표시하면서 법정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자신문

앞서 애플은 이번 주 초 패스코드로 잠겨져 있는 iOS8 이상의 기기에 있는 데이터에 접근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함께 “이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그렇게 하는 것은 고객과 공유한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 되기에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법무부는 “애플은 암호화된 데이터를 풀라는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iOS는 판매된 것이 아니라 라이선스된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애플의 입장을 반박했다. 애플이 아이폰과 함께 iOS를 판 것이라면 미법무부도 제 3자인 애플에 개인의 소유물인 iOS를 풀어달라고 강요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애플이 자신들이 말하는 부담을 수치로 보여주려는 시도를 하지않는 것은 물론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애플은 “정부의 이같은 사용자데이터를 알려달라는 요청을 도와주는 것은 디지털프라이버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일반 인들이 회사에 갖는 명성을 손상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같은 명성에 대한 손상은 애플에 지속적인 경제적 손실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 법무부는 기소장에서 “이 비용은 애플이 수년간 아이폰을 팔면서 엄청나게 벌어들인 수익에 비하면 사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애플은 명성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법에 규정된 ‘부당한 부담’을 구성하는 요건이라는 구체적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정부를 돕지 않을 근거도 없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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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는 애플이 아이폰을 팔면서 iOS를 함께 팔지 않았으며 단지 라이선스 해 주었기 때문에 iOS의 주인은 애플이라고 말했다. 이는 iOS의 소유자인 애플이 이를 보는 것은 불법이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애플은 고객의 프라이버시침해와 신뢰관계,경제적 손실 등의 이유를 들어 미법무부의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사진은 애플 아이폰5s.

미법무부는 애플로부터 이 용의자에 대한 아이폰5s iOS 데이터를 제공받기 위한 행정판사의 신속한 판결을 요청해 놓고 있다. 법무부의 필로폰범죄 용의자 관련 재판은 다음 달 16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이번 주 초 팀 쿡은 자사 고객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지원을 강조하며 SW 백도어에 대해 반대하는 발언을 했다. 백도어는 사용자 인증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응용프로그램이나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주는 프로그램, 또는 행위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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