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가전 국내진입 가속도...`블프` 매출 18배 급증

샤오미 이어 로모스,윈마이,360 등 반값 내세워 시장 공략

중국 가전이 유통시장에 밀려온다. 이달 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중국 가전 판매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작년 대비 18배나 급증했다. 샤오미에 이어 로모스와 윈마이, 360 같은 중국 가전제품도 ‘반값’을 내세워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내수 가전시장에 ‘메이드 인 차이나’ 공세가 거세다. ‘가격대비 성능(가성비)’ 전략이 국내시장에서 통하면서 중국 브랜드와 상품군이 늘고 있다. 중국제품 품질 논쟁도 한풀 꺾였다.

유통전문사 코마트레이드는 이날 중국 가전 전문 신규 론칭 행사를 열었다. 샤오미는 물론이고 로모스 보조배터리, 윈마이 스마트체중계, 360의 스마트캠을 국내에 처음 출시했다. 로모스 배터리는 중국에서 판매량 1위를 달성했던 제품이다. 스마트 체중계는 체중과 지방, 근육량, 기초대사량 등 여덟 가지 신체 데이터를 측정해준다. 중국 스마트캠은 스마트폰과 연동해 가정 보안 카메라 역할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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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유통사 아트라젠은 샤오미 태블릿을 25만원대에 오는 26일부터 판매한다. 국내 정식 인증을 받았고 한글 환경을 지원한다. 국내 노트북 판매 1위를 달리는 레노버는 ‘패블릿(폰+태블릿)’을 39만9000원에 최근 출시하기도 했다.

중국 가전 열기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더 뜨겁다.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열린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중국가전 판매는 작년 대비 1733%나 급증했다(옥션 기준). 중국 가전 인기가 만만찮다. 제품군도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넘어 체중계, 공기청정기, 선풍기, 웨어러블 기기, 드론 등으로 확산됐다.

오프라인 매장 위주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도 중국 상품에 관심이 높다. 소비자 선호도만 확인된다면 얼마든 중국 가전 판매를 늘릴 수 있다는 상황이다.

샤오미 TV와 정수기가 국내 판매를 위해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중국발 가전 공세가 대형 가전 쪽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중국 제조사가 만든 제품에 한국 브랜드만 붙여 들여오는 제품도 향후 늘어날 수 있다. 중국 폭스콘이 만들고 TG앤컴퍼니가 판매하는 스마트폰 ‘루나’가 대표적이다.


◆뉴스의 눈 : ‘가성비’ 중국 가전…국내 유통시장에 격변 예고

중국 가전 공세는 국내 가전제조사와 유통업계 전반에 격변을 예고한다.

우선 중소 제조사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소비자는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국내 대기업을 회피해 틈새시장에 주력했던 중소 제조사는 새로운 적과 싸워야 한다.

중국 가전은 몇 년 전만 해도 ‘싼 만큼 품질도 낮은 제품’이었다. 이제는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쪽으로 이미지가 바뀌었다. 저가, 대량생산으로 나서는 중국 소형가전업체를 우리 중소업체가 압도하기 어렵다.

삼성전자·LG전자도 대비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고가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에 중국 제품 영향은 크지 않다. 중국 스마트폰 진출도 더딘 편이다.

하지만 조만간 샤오미 TV와 정수기 등 중대형 가전도 한국 진입이 임박했다. 입소문만으로도 ‘중국 가전이 출시되면 구매하겠다’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국내 대기업이 그동안 폭리를 취해왔다는 부정적 인식도 극복해야 한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규격화된 글로벌 주요 부품을 사용해 성능에서 차이가 없는 중국 제품이 국산 절반 가격 이하로 밀고 오는 상황”이라며 “대기업도 중국 가전을 보는 소비자 인식 변화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유통회사 대응법도 관심이다. 유통회사는 중국 가전을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취급 브랜드를 늘리면서 구매협상력과 소비자 접점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조사와 유통사 시각차는 분명히 존재한다.

국내 가전 생태계를 보호할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삼성·LG 가전 플랫폼을 활용해 중소 제조사가 경쟁력 있는 융합형 신제품을 갖출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삼성, LG와 협력해 스마트홈 분야에서 다양한 융합형 서비스를 만들어 진입장벽을 높이라는 주문이다. 기존 제품과 활용방법으로 더는 중국과 경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관계자는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소기업은 단순한 가격경쟁보다는 사물인터넷(IoT), 융·복합 기술을 통한 프리미엄 가전으로 새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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