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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인더스트리 4.0 논의가 국내에서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은 사물인터넷(IoT), 특히 CPS(Cyber Physical System:사이버물리시스템)를 활용해 스마트 제품 제조과정에서 분권화, 자율화로 많은 조직이 협력해야 얻을 수 있는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한 제조 패러다임 변화다. 인더스트리 4.0은 참여 기업 전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생태계 전략으로, 추진 주요 이유는 대량 맞춤생산을 넘어서 글로벌화 확대와 함께 지역화, 개인화로 복잡성이 증대돼 더는 중앙집중적 관리가 불가능해져서다.
현재 대표적 인더스트리 4.0 시범 공장으로 소개되고 있는 지멘스 암베르크 공장은 세계 6만명 고객을 대상으로 1000개 이상 품목 생산에 연간 30억개 부품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계·설비와 중간 부품이 스스로 정보를 교환하며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2015년에 발표된 인더스트리 4.0 경제적 파급효과는 독일에서 2020년까지 자동차, 엔지니어링, 프로세스 인더스트리, 전자, ICT 5개 산업에서만 약 1535억유로로 예상된다.
독일은 독특한 자국 환경에서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인더스트리 4.0을 강력하게 추진하나 제반 환경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독일은 2015년 현재 6%대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어 노동인력이 부족하고, 1년에 6주 정도 휴가를 포함하면 임금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다. 반면에 우리는 실업률이 높고, 인건비가 독일에 비해 아직 낮은 편이다. 또 많은 독일 납품업체와는 달리 우리나라 납품업체는 수요기업과 대부분 수직계열화돼 있어 납품업체가 수요기업 및 제품 다각화를 바탕으로 한 경쟁력 확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인더스트리 4.0은 투자비가 회수되기까지는 일반적으로 5년 정도 시간이 소요되며, 대·중소기업이 조율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하면 대기업은 이익을 보지만 중소기업은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스마트 팩토리를 단순히 대기업 중심 공장 자동화 확대 방식으로 추진하게 되면 실업률은 증가하고 중소기업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도 최근 임금은 지속적으로 급상승하고 있는 반면에 생산성은 낮은 상태에서 자동화 확대를 무작정 지체할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 스마트 팩토리 전략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세계 시장을 보고 수립, 대처해야 한다.
첫째, CPS 기반 기계·설비 수요기업 시각에서 우리는 인더스트리 4.0을 단순히 기존 자동화 확대 개념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우리나라 제조업 생태계 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납품업체와 수요기업이 협력해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CPS 기반 기계·설비 공급기업이 현재 세계 기계·설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독일을 추격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수요기업에서 감소하는 고용을 다시 늘리기 위해서는 CPS 기반 기계·설비 분야에서 우리도 틈새시장을 찾아 수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인더스트리 4.0은 많은 조직이 협력해야 하므로 구현이 용이하지 않으나 만일 독일에서 성공적으로 확산된다면 제조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독일 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흐름에 최근 중국도 가세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그 특성과 파급효과를 파악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우리 제조기업 전체가 경쟁력을 잃고 제조업 기반 붕괴라는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김은 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eunkim5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