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주파수 주도권 확보를 위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세계전파통신회의(WRC)-15’가 다음 달 2일(현지시각)부터 27일까지 4주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자국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한 총성없는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공공과 민간 분야 전문가 30~40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WRC-15에 파견한다. WRC는 3~4년 주기로 개최되는 전파 분야 세계 최고 의사결정회의다. 이번엔 27개 의제가 논의된다.
각국 대표단이 모여 국제 전파규칙(RR)을 개정한다. RR는 전파 관련 국제 분쟁이 생겼을 때 판단 기준이 되는 국가 간 약속이다. 이동통신(IMT) 신규 주파수 확보와 유럽·아프리카, 아·태, 미주 등 지역별 국제공통 주파수 논의도 이어진다.
국가별로 자국 산업에 유리하도록 선호하는 주파수 대역이 있게 마련이다. 해당 대역을 국제공통 주파수로 삼기 위한 외교전이 펼쳐진다. 지역과 국가 간 합종연횡도 잦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주파수 부족에 대비해 한국에 유리한 대역을 이동통신 국제공통 주파수로 확보할 수 있도록 제안할 계획이다. 미래부를 중심으로 전략 마련이 한창이다. 5세대(5G) 이동통신을 위한 6㎓ 이상 고주파 대역은 WRC-19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이번 WRC-15에 의제를 제시할 방침이다.
대표단 한 관계자는 “WRC는 전파 관련 가장 중요하고 큰 의사결정 회의로 4주 내내 새벽까지 국가 간 치열한 전략싸움이 전개될 것”이라며 “WRC-15는 우리나라가 제안한 의제가 선정돼 우리가 국제 표준을 주도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27일 서울에서 열린 WRC-15 아·태지역 준비회의에서는 5G, 재난안전 통신, 차량용 레이더 주파수 등 아·태지역 최종 공동 제안서를 채택했다. 이 외에도 지능형교통시스템, 철도통신, 무선전력전송 등 29개 의제를 발굴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