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증권가 출신 루스 포랏이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오면서 생긴 변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달 초 구글이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자사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구글은 ‘직원 채용, 연말 쇼핑시즌 마케팅 때문에 3분기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기업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해왔지만 구글은 그동안 한 번도 설명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 5월 재임한 월가 출신 루스 포랏 CFO 덕분이다. 모건스탠리 CFO 출신인 그는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손꼽힌다. 포랏 CFO는 구글이 투자자와 애널리스트에게 좀 더 투명한 정보를 줘야 한다는 시각이다.
구글 기업설명회에 참석한 마크 마하니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몇 년 동안 투자자에게 준 정보보다 지난 몇 달간 투자자에게 준 정보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새로운 CFO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시도는 구글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8% 떨어졌지만 구글 주가는 지난 석 달간 15%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포랏 CFO는 투자자가 구글이 어떻게 사업을 진행하는지 좀 더 쉽게 알 수 있고, 애널리스트가 좀 더 쉽게 구글 재무 모델을 예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보도했다. 구글 대변인은 답변을 거부했다. 구글은 보통 기업과 달리 아직도 매출, 기대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00년 기업이 모든 투자자에게 동시에 정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한 ‘공정 정보공개(FD)규정’을 발표했다. 규정에 따르면 기업이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 등 특정 고객에게 정보를 줬다면 그 후 24시간 안에 모든 투자자에게 공개해야 한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