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출입은행 논란... 제조업 역풍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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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부활을 기치로 내건 오바마 대통령 경제 구상에 돌발변수가 생겼다. 제조업 수출에 도움을 주던 미국 수출입은행 부정 사건이 발생하며 5년마다 받아야 하는 의회 승인이 계속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생산이 회귀하며 제조업 부활 희망이 돌던 미국에 역풍이 불고 있다.

미국 의회는 재무부 자금으로 운영되는 수출입은행 존폐 논의를 진행 중이다. 공화당은 일부 기업을 우대하는 불평등성과 대상 선정 불투명성을 지적하며 재승인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면허 기간이 끝난 수출입은행은 새 신용보증이나 대출 업무가 중단된 상태다.

미국 내에서 생산한 제품 수출 판로 확보에 큰 역할을 했던 수출입은행 업무가 멈추자 제조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해외에서 미국으로 회귀하던 미국 제조업도 생산을 포기하는 모습이다.

제조업계가 이번 사건으로 미국 내 생산을 포기하는 이유는 수출입은행 보증이 없을 경우 수출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수출을 위해 해외 고객이 신용보증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대행할 곳이 없다.

전력터빈을 생산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은 수출입은행 사태로 미국 업체가 시장 경쟁에서 크게 불리해 졌다는 평가다. 제프 코넬리 GE 전력관련부문 부사장은 “전력 사업에서 대부분 고객이 제도를 요구하고 있어 미국 수출입은행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60개 이상 국가가 가진 제도를 미국만 없앤다면 경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GE는 결국 지난주 미국 내 생산 일부를 유럽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500명 일자리가 미국에서 사라졌다. 회사는 프랑스 신용보험 회사와 전력관련 사업을 위한 대출 규모 설정에 합의했다. 존 라이스 GE 부회장은 생산 이전과 관련해 “시장 경쟁 환경이 어렵기 때문에 미국 밖에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도 생산 거점을 해외로 이전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짐 맥너니 보잉 회장은 “(현재 상황은) 우리 생각을 바꾸도록 강요하는 것”이라며 “수출 신용을 제공하는 국가로 사업을 이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대표 중장비업체 캐터필러도 중국 내 임금 상승으로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대해왔지만 최근 생산 유지를 위한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이 폐지된다면 향후 경쟁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다. 업계는 제조사 생산이 이전될 경우 협력업체에도 여파가 미처 미국 전체 고용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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