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용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수익이 연말께 0%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TV, 노트북PC 수요가 급감했지만 LCD는 여전히 공급 과잉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대형 패널 생산량과 완제품 출하량 간 불균형도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 여파로 국내 업체가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 일본 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1일 시장조사업체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2015년 1분기 LCD 패널 이익률은 2010년 상반기 이후 5년 만에 최고치인 10%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분기 5% 수준을 유지한 TV용 LCD 패널 이익률은 3분기에 2%로 하락한 이후 4분기에는 0%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높은 공정 가동률과 일부 세트(완제품) 제조업체의 설비 신설, 계속되는 판가 인하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마진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IHS는 “올해는 엔드마켓(최종유통시장)에서 TV와 노트북PC, 태블릿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한 데다 달러화 대비 신흥국 통화 환율 상승, 작년부터 90% 이상을 유지하는 패널 공장 가동률 등 여러 요인으로 패널업체 수익률이 급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V 패널 출하량과 완제품 출하량 간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IHS는 경고했다.
이 가운데 글로벌 TV 제조업체가 LCD 패널과 경쟁제품인 OLED 진영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OLED TV 제조단가가 높아 시장 진입을 주저해 왔다.
LG전자가 이미 다양한 크기 OLED TV 라인업을 구축하고 초기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최근 일본 파나소닉이 OLED TV 신제품을 발표했다. 중국에선 스카이워스가 55·65 UHD OLED TV 신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창홍과 콘카도 55·65 UHD OLED TV 출시를 앞두고 있다. 터키 최대 TV 제조사인 베스텔도 OLED TV를 최근 선보였다.
패널 업체도 OLED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 JOLED도 올해 본격적으로 OLED에 투자를 시작했다. JOLED는 오는 2016년까지 700억~800억엔을 투자해 OLED 패널을 개발하고, 2017년부터 노트북PC용 패널을 양산한다. 중국 업체들도 정부 지원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OLED 양산 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 장비 업체들과 조인트벤처 설립 등 다양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내년을 기점으로 OLED TV의 단가 인하 등으로 LCD TV로 제대로 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찌감치 OLED 기술 개발에 매진해온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