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3주년] SW학과 교수들에게 물었다.

소프트웨어(SW)가 개인·기업·정부 혁신을 견인하는 SW중심사회로 진입했다. 세계 주요국은 SW중심사회를 선도할 인재 양성 경쟁에 돌입했다. 우리나라는 SW인력 양적·질적 부족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 흐름과 산업현장 요구를 반영한 고급·융합 SW인재 양성을 위해 SW교육 전반에 획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본지는 한국정보처리학회와 공동으로 우수SW인력을 양성하는 대학 현장 교수와 심층설문을 실시했다. 대학 SW교육 현 주소를 들여다보고 교육수준을 업그레이드할 방안을 모색한다. 동시에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대학SW교육정책에 나아갈 바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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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요약 내용에 대한 SW교수들의 반응은 위와 같았다. .

[심층설문 참여 교수](가나다순)

=김상훈 한경대학교 전기전자제어공학과 교수

=문남미 호서대학교 공과대학 SW학과 교수

=박두순 순천향대학교 컴퓨터SW공학과 교수

=이근호 백석대학교 정보통신학부 정보보호전공 교수

=이기용 숙명여자대학교 컴퓨터과학부 교수

=정영식 동국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최민 충북대학교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한근희 고려대학교 융합SW전문대학원 교수

◇대학 학과별 SW교육과정이 산업현장과 괴리가 있는가.

대학에서 진행하는 SW교육은 산업현장과 거리감이 있다고 교수들은 분석했다. 다양한 케이스 중심 사고를 훈련해야한다는 요구다. 동시에 기초·이론교육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근호 교수는 “SW에 대한 기본적 학습내용 없이 입시를 통해 입학한 학생에게 컴퓨터와 IT관련 전문 지식을 함양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최근 SW는 단순한 프로그래밍만으로 부족하며 관련 분야 기술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가 중·고교에서 SW를 과목으로 편성해 SW에 대한 기본 지식을 교육하고 이를 대입제도와 연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근희 교수는 “SW 개발 생명 주기에 따라 SW 안전성과 신뢰성, 보안성 등을 기반으로 개발하는 방법론과 과정에 대한 교육체계 확립이 필요하다”며 “산업 현장의 실질적 프로젝트를 사례로 삼아 교육하는 과정을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산업현장과 거리가 있지만 학문기초나 이론교육을 무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박두순 교수는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내용을 모두 교육할 수는 없다”며 “공통 사항을 가르치고 기본을 교육해야 이를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현장과 대학SW교육 거리차 줄이기 위해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가.

산업 현장과 거리를 좁히기 위해 대학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 중이다. 백석대학교는 산학협력 밀착형으로 방학을 이용한 인턴십 과정을 진행한다. 1개월간 MOU 맺은 회사에서 실무적 내용을 간접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대학은 이를 장기 현장밀착형 산업현장 연계 프로그램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은 SW 안전 개발 과정을 교육한다. 시큐어 코딩, SW보증 등이 주요 내용이다. 고품질융합SW연구센터에서 주말학교 과정으로 주요 산업 분야에서 적용하는 국제표준 기반 SW개발 방법론과 관련 과정을 강의한다. SW품질향상 방법론·자동차·의료 분야 국제 표준 기반 개발과정 등이 포함된다.

최민 교수는 “임베디드 시스템 교과목에서 ARM 프로세서를 활용한 교육으로 내용을 개편했다”며 “산업체 현장실습 교과목을 개설, 학생들이 학기나 방학 중에 산업체 인턴십을 수행하고 학점을 받는다”고 말했다.

순천향대학교는 프로그래밍 언어 이론·실습을 반드시 수강토록 한다. C언어, 자바, 자료구조를 각각 두 학기씩 운영한다.

문남미 교수는 “장기 인턴 경험프로그램을 통해 산업현장 요구를 이해하는 기회를 준다”고 설명했다. 한경대학교는 겸임교수제등을 활용해 산업체의 현장경험을 고루 갖춘 전문가를 고학년 강의에 활용한다.

◆대학SW교육 대상을 비전공학생으로 확대하는 것은 어떤가.

비전공자 SW교육 확대에 대부분 찬성했다. 논리적 사고 강화를 통한 문제해결 능력 배양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다.

이근호 교수는 “전문 지식 기반 교육은 아니지만 융합적 관점에서 타 전공 학생이 SW를 통해 응용력을 함양하면 학문적, 사회적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민 교수는 “SW교육은 전공을 불문하고 교육받는 모든 학생에게 논리적과 사고력을 증진시킨다”고 말했다.

특히 미래 우리나라가 먹고 살 거리 대부분은 SW로 더 많은 사람이 SW개념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남미 교수는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SW를 이해하면 자신의 영역에 대한 논리적 사고가 발달 할 것”이라며 “SW개발·설계 이해로 유용한 SW사용을 한다면 그만큼 SW중심사회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전공학생에 대한 SW교육이 산업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분석도 있다.

◆현 대학SW교육이 이론 중심교육에 치중해 있는가.

대학 교육이 이론 중심이라는 지적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론 중심이라는 분석과 함께 오히려 실습량이 더 많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근호 교수는 이론적 지식교육이 많다고 봤다. 그는 “대입 성적으로 입학한 학생에게 새로운 SW에 대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교육하면 학생이 따라오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근희 교수 역시 대학 SW 교육 과정을 보면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대부분 민간에서 유행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위주 교육이라고 지적했다.

실무교육이 많다는 의견도 있다.

최민 교수는 “일부 대학은 이론 교육에 치중하는데 이는 글로벌 대학과 경쟁을 위한 것”이라며 “반면 상당수 대학은 이론 교육대신 실무위주 교육으로 교육과정을 전환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문남미 교수는 이론 보다 실습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동의했다. 다만 실습 내용이 실무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론중심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학에 오픈소스SW교육을 강화하고 커뮤니티 참여를 유도해야 하는가.

오픈소스SW 활용에는 전적으로 동감했다. 오픈소소 공유와 오픈소스를 통한 응용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개발 커뮤니티를 리드하는 인재 육성 필요성도 제기됐다. 특히 SW를 개발할 때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관련 오픈소스에 대한 이해부족이다. 이를 해결하면 더 나은 SW를 개발할 수 있다.

한근희 교수는 “오픈 소스 SW를 활용하고 창의성을 더해 개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운영체제·데이터베이스·대시보드·네트워크·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협업 개발 과정 학습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상훈 교수는 오픈하고 토론하는 것을 새로운 SW개발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학생 코딩 실력과 실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SW학과 지원경쟁률이 높아지고 지원 학생 수준이 상향되고 있는가.

정부는 SW학과에 대한 학생 지원수가 늘었다고 판단한다. 일선 대학에서는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박두순 교수는 “5년전 보다는 상승효과가 있지만 붐을 이를 만큼은 아니다”며 “컴퓨터 SW공학과와 컴퓨터공학과를 비교하면 학생들은 아직도 컴퓨터공학과를 더 선호하고 입학 점수도 높다”고 말했다.

문남미 교수는 SW학과 지원경쟁률이 높아진다고 체감하기 힘들지만 취업률은 개선된다고 판단했다. 지난 수 십년 간 공백이 커서 아직 변화를 체감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이기용 교수는 “아직은 체감하지 못하나 1학년이 고학년에 비해 열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훈 교수 역시 최근 컴퓨터관련 학과의 입시성적이나 해당학과 전과 등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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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SW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은 충분한가.대학 SW교육에 정부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많은 기관에서 SW교육을 지원하지만 활성화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최민 교수는 “연구재단을 통해 지원하는 다양한 개인연구 지원프로그램이 많이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한근희 교수는 “정부 지원이 대폭 확대돼야 하며 특히 SW전문 연구소와 대학을 증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SW 전문학과나 대학원 과정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대학 입시에 정부지원 방안을 넣는 게 효과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센터를 통한 정부지원은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영식 교수는 지금까지는 단순 장학금 지원 수준 정책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문남미 교수는 “SW는 우리나라 발전을 이끈 한 축이라고 판단하나 정부는 뚜렷한 지원 방향을 설정하지 못했다”며 “장·단기적 목표를 가지고 SW인력양성 방안을 대학과 함께 계획하자”고 제안했다.

◆정부 SW인력양성사업 효과 있었나.

정부가 지난 2010년부터 추진해온 SW전문인력 양성사업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제도 운영에 보완점들이 지적됐다.

이근호 교수는 “사업비를 배정하기 때문에 부분별 성과는 있지만 전체 SW 산업발전에 이바지한 성과는 측정하기 힘들다”며 “사업 특성화 부분에만 사업비를 지원하는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근희 교수는 중소기업에 인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정책을 요구했다.

그는 “산업 기반은 중소기업”이라며 “중소기업에 SW전문 인력을 공급하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단순히 학생에게 또 다른 장학금을 주는 지원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

이기용 교수는 “지원 정책이 도움됐다고 판단할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다만 SW특성화대학(원) 사업은 지원자가 증가해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SW 중심대학이 고급 인력 양성 기폭제가 될 수 있는가.

응답자 모두 정부가 추진하는 SW중심대학 선정·운영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 선진 각국과 이스라엘 사례에서도 SW 고급인력 국가 총생산 기여도와 산업 기여도는 높다. 그만큼 중심대학 성공여부가 타 산업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몰고 올 것으로 분석했다.

이근호 교수는 “SW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교육 모델을 도출은 새로운 국가 발전 초석이 될 것”이라며 “SW를 잘하기 위해 하드웨어에 대한 이론적 지식교육도 병행하자”고 제안했다.

박두순 교수는 “SW 중심대학이 고급 인력 양성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늦은 감은 있지만 기대할만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추진 시 보완점도 제시됐다.

정영식 교수는 “SW교육 질적 향상을 도모할 대안이 부족해 보인다”며 “기초 능력 함양을 소홀히 할 가능성에 대해 고민·보완하자”고 분석했다.

이기용 교수는 정부 주도 교육사업보다 사회에서 성공한 모델이 많이 나타나야 고급 인력이 유입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SW교육 향상을 위한 다양한 교수 임용제도 마련·활용은 어떤가.

실전적 SW교육을 위한 다양한 교수 임용제도의 핵심은 산업계 전문가 영입으로 요약된다. 응답자 의견은 엇갈린다. 적극 영입하는 게 SW교육을 혁신할 수 있다는 주장다. 한편에선 현실성을 우려한다.

한근희 교수는 다양한 임용제도 도입을 찬성했다. 그는 “교수 채용 시 논문 실적 위주 채용은 줄이고,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채용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학생은 시장에서 통용되는 SW 개발 능력을 학습할 수 있다”고 주장이다.

현실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문남미 교수는 “실무에서 뛰는 팀장급 정도가 실무를 설명하기 좋지만 이들은 회사 내에서도 시간이 없다”며 “실무에서 일하지 않는 관리직은 사실상 학교에 큰 도움이 못 준다”고 설명했다.

대안도 제시됐다. 최민 교수는 “실무경험 있는 교수진이 임용되지만 산업체에서 학교로 이직한 후 5~6년 이상 지나면 산업체 연결고리가 사라진다”며 “임용제도 개편 보다 기존 교수가 산업체로 연구년을 가는 등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 채용보다 기업과 학계를 연계한 실무형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지원하는 사업도 제안됐다.

◆우수 인력을 영입하기 위한 대학의 조치는.

응답자들은 다양한 장학금과 많은 경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시에 미래에 대한 안전한 직업보장도 요구된다. 근무여건에 대한 개선이 대표적이다. 이공계를 기피했던 이유는 업무 강도와 사회적 대우 문제다. 사회적 대우와 근무여건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면 그만큼 우수인력이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근희 교수는 “교육기관에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며 “우수 인력을 유치하도록 장학금 지원·취업 보장 등 다양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잘 수행하는 기관에는 대폭적 인센티브를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교수처우 향상, 연구비 확충 등 재원 마련도 제시됐다. 실질적 장학금이나 산학협력을 통한 취업보장도 포함됐다.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자는 의견도 있다.

이근호 교수는 “SW 인력의 교육 시 단순한 개발만이 아닌 다양한 기획능력, 사업화 능력 등 관리자 소양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며 “공부 잘하는 사람보다 그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경험자 중심으로 인력을 등용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대학 SW교육 강화가 청년실업난 해소에 도움이 되는가.

이근호 교수는 “청년 실업 근본 원인은 학생 눈높이와 사회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며 “SW교육을 통한 창업과 취업의 연계성은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SW 전공이 아닌 학생도 쉽게 SW를 접해 응용력을 키운다면 취업경쟁력과 산업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SW종사자를 늘리면 국가 경쟁력 향상과 실업률을 낮춘다는 분석이다.

한근희 교수는 “SW분야는 창의성이 바탕으로 실습장비가 적고 필요 교육·훈련기간도 적당하다”며 “투자 대비 효과가 좋아 실업률을 낮추는 유망한 분야”라고 말했다.

특히 SW분야는 다수 인력이 필요한 분야로 청년실업 해소에 도움 된다는 시각이다.

문남미 교수는 “SW개발은 1인 창업은 물론 오픈소스를 활용할 수 있어 취업에서 타 분야보다 용이하다”고 말했다. 매년 시장에서 SW인력이 부족한 현상도 한 몫 더한다.

신중론도 제기된다. 이기용 교수는 “학생이 SW교육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는 단순 개발인력이 아닌 고급 SW인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SW교육 과정에 산업계가 적극 참여해야 하는가.

대학SW교육에 산업계 참여는 긍정적이다. SW교육은 기업에서 필요한 맞춤형 교육이 요구되는 만큼 산업계가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근호 교수는 “대학교육 문제점 중 하나는 실무 경험이 없는 교수가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산업계가 필요한 것을 파악하고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활성화해 산업계와 학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자”고 말했다.

그는 많은 정부 지원 사업이 나오고 그에 따른 특성화 사업들을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최민 교수는 “산업체 핵심개발자가 시간을 할애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교육 자체는 대학 교수가 담당하고 산업계는 현장실습이나 과제 제안 등 방법으로 산학협력 하자”고 제안했다.

대학이 산업계 요구를 모두 받아들일 수 없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요구하는 항목이 다르다는 점도 해결과제다.

문남미 교수는 “산업계가 대학과 함께 했을 때 얻는 이익이 주어져야 할 것”이라며 “같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비즈니스 라이프 사이클을 만들자”고 말했다.

<부문별 SW중심대학 선정목표>

부문별 SW중심대학 선정목표

<2015년도 대학 SW교육 지원사업 현황 (단위: 백만원, 명)>

2015년도 대학 SW교육 지원사업 현황 (단위: 백만원, 명)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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