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기전자·금융 기업결합 활발…中 기업의 국내기업 인수 급증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4·2015년 상반기 기업결합 건수 및 금액

올해 상반기 기업 인수합병(M&A)이 지난해보다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전기·전자, 금융 부문 기업결합이 크게 늘었다. 중국 기업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을 적극 인수하면서 일본을 제치고 국내 기업 인수실적 1위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0일 발표한 기업결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기업결합은 총 313건으로 지난해 동기(286건)보다 9.4% 늘었다. 금액은 127조7000억원으로 작년 88조1000억원보다 45% 증가했다.

국내기업이 국내·외국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249건, 39조4000억원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건수는 8.7%, 금액은 약 218% 늘었다. 외국기업이 국내·외국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64건, 88조3000억원에 달한다. 건수는 12.3%, 금액은 약 16.6% 증가한 수치다.

313건 기업결합 중 제조업이 105건으로 42.2%, 서비스업이 144건으로 57.8%를 차지했다. 제조업에서는 전기·전자(16건→30건), 서비스업은 금융(21건→45건) 부문 기업결합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공정위는 “전기·전자 부문 기업결합 증가는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결합이 증가하는 세계적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금융 부문은 사모투자전문회사(PEF) 설립이 활발했던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도 크게 늘었다. 국내 기업을 인수한 기업 국적은 지난해 중국이 4위(2건)에 불과했지만 올해 1위(6건)를 차지했다. 중국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1조1000억원)와 같은 초대형 기업결합이 발생했다. 중국에 이어 일본·EU(각 4건), 미국(3건) 순으로 나타났다.

1조원을 초과하는 초대형 기업결합은 8건이었다. 지난해 1건에서 크게 늘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8조9000억원으로 최대였다. SK와 SK C&C 합병이 6조3000억원,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3조3000억원, 메리츠종합금융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이 3조2000억원 등 순이었다.

국내기업은 적극적 인수합병 보다 그룹내 구조조정 차원 기업결합이 활발했다는 분석이다. SK, 삼성, 현대자동차 등 대규모 기업집단을 중심으로 그룹내 구조조정 목적의 계열사간 기업결합이 크게 증가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SK와 SK C&C 합병,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합병이 대표 사례다.

회사 전체를 인수하는 주식취득보다 자사 사업부문과 관련된 특정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영업 양수를 선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 취득은 작년과 비슷했지만(80건→81건), 영업 양수(23건→ 37건)는 크게 늘었다. 주식취득도 핵심 사업 강화 목적이 많았다.

공정위는 “경기 불확실성 부담으로 무리한 사업 확장 보다는 핵심 분야 강화로 내실을 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국기업은 미국·EU를 중심으로 제약·생명공학, 전기·전자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초대형 인수·합병이 활발했다. 결합 금액 기준 상위 4개 기업결합이 모두 제약·생명공학 분야에서 발생했다.

313개 기업결합 중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에 지배력을 확보한 사례는 170건(54.3%)에 달했다. 170건 중 공정위가 경쟁제한성 여부를 집중 심사한 것은 16건으로, 이 가운데 6건은 자산매각 등 시정조치를 내렸다.

대규모 기업집단(자산 총액 5조원 이상) 소속 회사에 의한 기업결합은 67건, 금액은 2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결합 건수는 전년(55건)보다 21.8%, 금액은 전년(5조5000억원)보다 382.2% 늘었다.

<* 2014년 상반기의 경우 1건(현대엔지니어링-현대엠코 합병, 2조원) / (자료:업계 종합)>

* 2014년 상반기의 경우 1건(현대엔지니어링-현대엠코 합병, 2조원) / (자료:업계 종합)

<기업결합 건수 및 금액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건수 및 금액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