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 보다 ‘미꾸라지’

Photo Image

[전자신문인터넷 김제이기자] 여름을 이겨내느라 떨어진 면역력과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가을에도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닭고기나 소고기, 돼지고기 등은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추어(秋漁)`라 불릴 만큼 가을에 영양소가 풍부한 추어탕은 가을에 먹어야 제격이다.

가을철 보양식으로 예부터 이용된 이유는 가을에 미꾸라지가 가장 살이 찌고 맛이 좋기 때문이다. 현재는 양식을 통해 계절과 상관없이 먹을 수 있으나 예전에는 여름철 더위와 일에 지친 농촌 사람들에게 요긴한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했다.

`동의보감`에서는 `추어(鯫魚)`라고 일컬으며 `성(性)이 온(溫)하고 미(味)가 감(甘)하며 속을 보하고, 설사를 멎게 한다`고 기술했다. 이를 통해 성질이 따뜻하고 몸을 보하는 미꾸라지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예부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에 추어탕이 보양식으로 널리 이용됐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또한 `이추(泥鰌)`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본성이 강하고 활발하다는 뜻이다.

미꾸라지의 알과 난소에는 비타민A와 비타민D가 특히 많은데 미꾸라지 몸 전체를 이용하므로 영양소의 손실이 적기 때문이다. 또한 단백질과 무기질,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며 피부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미꾸라지의 뼈를 제거하면 식감이 부드럽고 뼈가 목에 걸리는 등의 문제를 방지할 수 있지만 뼈째 갈아서 만들면 풍부한 칼슘을 섭취할 수 있다.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동맥경화증,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환자에게 이롭지만 상당한 지방을 함유하고 있어 과잉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본초강목`에서는 `양기에 좋고 백발을 흑발로 변하게 한다`고 나와 있을 정도로 예부터 대표적인 가을 보양식으로 알려졌다.

지방마다 추어탕을 끓이는 방법이 다른데 경상도에서는 미꾸라지를 가마솥에 푹 삶아 으깨 배추, 토란대, 우거지, 부추 등을 넣고 끓이다가 파, 마늘, 고추, 방앗잎, 산초를 넣는다. 전라도에서는 경상도와 같이 가마솥에 푹 고아 끓이면서 된장, 파, 들깨즙을 넣어 끓이다가 산초를 넣어 매운맛을 낸다. 경상도와 전라도 모두 산초를 넣는 이유는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추어탕은 처음에 미꾸라지에 소금을 뿌려서 담아둬 불순물을 없애야 한다. 죽은 미꾸라지를 깨끗이 헹군 후 냄비에 물을 붓고 마늘, 생강, 소금을 넣고 삶는다. 시래기와 우거지는 끓는 물에 데친 후 적당하게 썰어 양념에 무쳐둔다.

삶아서 건진 미꾸라지에 풋고추와 들깨를 넣고 미꾸라지 삶은 국물을 좀 넣어 곱게 갈아내고 미꾸라지 삶은 국물에 야채를 넣은 후 한 번 더 끓여내면 된다.


김제이기자 kimjey@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