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제유가 흐름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주목하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 금리 인상과 비전통 셰일오일 생산량 결정에 따라 유가곡선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일단 셰일오일 생산량은 지금까지 지속해온 증가세가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전환한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미국 내 비축유 증가 이슈도 있지만 셰일오일 생산량이 조금씩 줄면서 북미 지역 생산량에 따른 글로벌 유가하락 요인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반면에 미국 금리는 하반기 가장 큰 변수다. 우리 정부와 업계는 규모에 상관없이 금리 인상 결정 시점에 바로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본다. 달러화 금리가 인상되면 세계 자본은 좀 더 안정적 자본으로 투자처를 옮기게 된다. 이 과정에서 원유 선물시장에 들어갔던 자본이 대거 다른 투자처로 이동하고 그 결과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인상 폭보다는 시기가 중요하다”며 “유가가 불안정한 지금 달러화 금리가 인상된다면 대규모 투자 자본 이동과 함께 국제유가도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금리 인상 시점에서는 관측이 나뉜다. 이르면 이달 금리 인상과 함께 유가 추가하락을 예상하는 의견도 있다. 지난주 터키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각국 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미국 금리 인상에 신중히 대처할 것을 요구해 향후 결정에 막판 변수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우리나라 경기여파에는 여전히 긍정적 요인이 많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올해 초와 마찬가지로 주요 생필품 가격 하락과 소비 증진 등 국가경제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부 산업 분야에선 수출 감소 등 부정적 영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철강,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분야 등 그동안 무역수지를 지탱해온 산업 분야는 최근 중국경기 침체와 저유가 여파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393억달러, 수입은 35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14.7%, 18.3%나 줄었다.
산업부는 각 산업 분야 수출입 동향을 주 단위로 점검하고 수출여건을 확인, 기업 현장고충 해결에 나설 계획이다. 또 공급과잉에 대처하고자 대형화·전문화 추진, 융합신산업 창출 지원 일환으로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