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자통관시스템(유니패스·UNIPASS)이 2억3000만달러 규모로 카메룬에 수출된다. 한국 전자정부 수출 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관세청은 지난 4일 카메룬 수도 야운데에서 카메룬 관세청과 2억3000만달러 규모 유니패스 수출 계약 및 시스템 구축 지원 등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7일 밝혔다.
유니패스는 물품 신고, 세관 검사, 세금 납부 등 통관 절차를 온라인, 인터넷 등 전자적 방식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사업은 향후 3년간 카메룬에 유니패스를 구축하고 12년간 유상 유지보수를 수행하는 장기 사업 방식으로 진행된다.
양국은 사업을 위해 지난 7월 우리나라 국가관세종합정보망연합회(CUPIA)와 카메룬 정보통신(IT)기업 에이치티티(HTT)가 합작법인 ‘캠파스(CAMPASS)’를 설립했다. CUPIA는 향후 유니패스 구축 경험이 있는 국내 IT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카메룬에 시스템을 구축한다.
수출 계약은 2012년 카메룬 재무장관이 방한 당시 유니패스 도입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처음 논의됐다. 이후 카메룬 예산 부족으로 사업이 백지화 위기에 몰렸으나, 한국이 민관 협력사업(PPP:Public Private Partnership)이라는 새로운 사업 방식을 제시하고 3년여간 카메룬 정부를 설득한 끝에 성사됐다.
이번 계약은 시스템 구축부터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시스템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우리 기술과 경험을 수출한다는 의미가 있다. 관세청은 특정 기능 위주 부분 시스템이 아닌 전자통관시스템 보유 기능 전체를 수출한다. 수출입통관, 징수, 화물, 환급, 심사, 조사, 여행자, 위험관리 등 41개 모듈 시스템이 카메룬에 구축된다.
그간 전자통관시스템 수출은 우리 기업이 시스템 구축을, 도입국이 운영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관세청은 카메룬에 수십년간 쌓아온 우리 관세행정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한다. 우리 관세제도 우수성이 담겨 있는 시스템 수출로 국제 관세 행정 표준화를 주도할 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에 해외 전자시스템 구축 참여 기회도 제공하게 됐다.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환경에서 고품질 통관서비스를 받도록 지원함으로써 해외 통관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청은 지난 2005년 카자흐스탄을 시작으로 키르기스스탄, 도미니카, 몽골, 과테말라, 에콰도르, 네팔, 탄자니아, 우즈베키스탄, 카메룬 10개국(총수출 규모 3억3560만달러)에 유니패스를 수출했다.
이돈현 관세청 차장은 “2012년 탄자니아 시스템 수출로 동아프리카 지역에 전자정부 수출 기반을 마련한 데 이어 카메룬 수출로 서아프리카 지역에도 수출 기반을 다지게 됐다”며 “최근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페루 등 국가와도 시스템 수출을 활발히 교섭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