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3주년 특집 Let`s SEE Emerging] 차세대 에너지 스마트그리드·수소·태양광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신재생에너지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념도 및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전망

에너지 관점에서 본 미래사회는 공유경제, 초연결, 제로에너지를 지향점으로 발전할 것이다. 자동차 등 개인 소유물 뿐 아니라, 에너지인터넷을 구축해 에너지를 주고받으면서 사회적 이윤을 나눠가질 수 있는 개념이 인류 삶에 보편화될 전망이다. ICT를 적용한 에너지수요관리 플랫폼을 구축하면, 지역 공동체 내 이용자끼리 에너지라는 공공재를 거래하는 에너지 공유경제 등장이 가능하다. 사물인터넷(IoT), 기계와 기계(M2M) 등 기술발전으로 인간에서 기계로, 연결 범위가 확대되는 초연결사회도 도래할 것이다. 대체에너지, 친환경에너지 사용 등으로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지속가능 성장이 중요시되는 제로에너지 사회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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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기술과 마이크로그리드를 적용해 오는 2020년이면 100% 친환경 에너지자립섬으로 바뀌게 될 울릉도.

◇뭉치면 강해진다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

향후 에너지시스템은 화석연료 기반 중앙집중형 에너지공급시스템에서 ICT와 연계된 청정에너지 기반 분산형 에너지공급시스템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화(Electrification)가 급속하게 진행돼 공급과 수요를 지능적으로 조절하는 에너지시스템으로 변화가 예고된다. 전기공급 사정에 따라 스스로 사용량과 시간을 조정하는 전기, 적은 전기를 모아 하나의 큰 자원처럼 활용하는 전기, 자동차와 자유롭게 주고받는 전기 등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ICT를 중심으로 기술의 개별적 진화가 아닌 에너지원과 이종산업 등 기존 기술과 결합이 요구된다. 미래 분산전원시스템 구현을 위해 필요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 산업기술분야 융·복합은 필연적 수순이다.

미래 사회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전력그리드, 건물·산업·수송 분야에 효율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통합 기술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다양한 형태 신재생에너지와 서로 다른 기술 융합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앙 집중, 수직통합 방식 전력망은 점차 수평분권화와 분산 방식으로 변화하며 마이크로그리드 수준으로 발전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에너지그리드 유연성 확대와 다원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기를 매개체로 하는 기존 그리드 개념은 기술 융·복합화에 따라 재생연료(수소와 메탄 등)를 포함하는 새로운 융합그리드 형태로 발전하고, 지역적 특성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규모와 기술 융합도를 갖춘 마이크로 융합그리드로 진화할 것으로 예견된다.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변동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충분한 에너지 저장능력을 갖춘 시설이 필수적이며 여기에는 현재 ESS 기술보다 진일보한 차세대 혁신기술 개발도 요구된다.

이 같은 개념으로 등장한 것이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에너지효율 향상과 발전단가 저감,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해 두개 이상 기술을 융합한 시스템이다.

대표적 사례로 ‘풍력-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발전 시스템’이 있다. 풍황이 과도하고 전력수요가 적은 경우에는 풍력-수소 복합 플랜트로 수소를 생산저장하고, 풍황이 저조할 때는 연료전지로 발전하는 구조다.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연료전지 시스템’은 수소·열·전기를 모두 생산하며, 열병합발전소와 수소충전소 기능을 모두 수행한다.

이 같은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우리나라에 서둘러 보급되기 위해선 기존 발전원별 독립형 지원 구조를 발전원간 융합형으로 전환해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요구된다.

◇중앙집중형 전원 한계 ‘마이크로그리드’로 극복한다

‘송·배전선을 연결하기 힘든 섬 지역에서도 전기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는데….’

미래엔 마이크로그리드 덕분에 이런 전력고민이 사라질 전망이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일정 지역 내에서 풍력·태양광 발전과 같은 자체 발전원과 ESS 등을 운영시스템으로 결합한 것이다. 외부 전력망에 연결하거나 독립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소규모 전력망이다.

통상적으로 배전망과 연계 운전되며 전력계통 이상이나 전력 품질 저하 등 필요시 독립운전으로 전환하는 ‘계통연계형’과 상용전원이 공급되지 않는 원격지, 도서 등 전원공급용으로 설계·운영되는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로 구분된다.

마이크로그리드 운영 목적은 수용가 에너지 요구 최적화다. 환경적, 경제적 관점에서 마이크로그리드는 신재생에너지 뿐 아니라 열병합발전을 활용해 열과 전력 공유, 폐열 회수가 가능하다. 흡수식 냉동기를 이용한 폐열 회수는 충분한 경제성을 갖고 있다.

또 분산발전원과 에너지저장장치 등을 활용해 피크저감, 실시간 요금제 대응 등 최종 수용가 에너지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다. 마이크로그리드는 또 접속되는 배전망에 혼잡 경감, 신규설비 증설 지연, 국지적 전압 보상, 부하 급변 대응 등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 추진 사례로 울릉도를 꼽을 수 있다. 울릉도 발전소는 값비싼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지만 전기요금은 일정하게 부과해 한국전력은 매년 울릉도에서만 200억원 이상 적자를 내고 있다. 육지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으려면 송·배전설비 구축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 엄두도 낼 수 없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것이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이다. 울릉도에선 풍력·태양광·ESS를 우선 구축해 디젤발전 비중을 줄인다. 이후 지열발전을 도입해 디젤 비중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 다른 사례로 제주 가파도에서 ‘카본 프리 아일랜드’ 구축 사업을 통해 기존 디젤 발전을 태양광·풍력·ESS로 대체했다. 우리나라 기업이 개발한 마이크로그리드 원격 감시·제어시스템으로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 기본 모델을 설치했다.

이 처럼 발전단가가 높은 도서지역 디젤발전을 신재생에너지와 ESS를 융합한 마이크로그리드로 대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중앙계통망과 분리된 자립형 전력망을 구축·확대하는 과정에서 ICT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이 가능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육성할 수 있다. 조도·흑산도·추자도·연평도 등 높은 발전단가를 보이는 지역이 모두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대상이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스마트그리드 빌딩 블록 또는 축소형 모델로 배전망 내 다양한 수용가 필요에 의해 건물이나 건물군, 커뮤니티, 캠퍼스, 산업단지, 군사시설, 도서 등으로 확대 보급될 것이다.

[소박스]

가정에 쓰일 차세대 에너지 시스템은 ‘스마트 홈’이다. ICT 기반으로 건물과 아파트 에너지를 최적화하는 기술로 건물 내외부 신재생에너지, ESS, 조명, 냉난방, 공조, 가전기기와 외부 스마트그리드를 연계해 수요관리를 자동으로 하는 시스템이다.

가정이나 빌딩에서 사용하거나 생산하는 에너지를 ICT를 통해 자동제어 관리하고, 이를 외부 스마트그리드와 연계해 수요에 따라 에너지를 사용 또는 매매, 저장하는 방식이다. 쓰고 남은 전력은 되팔수도 있다.

스마트 홈에는 건물부문 전력 수요를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ICT 기반 스마트 전력관리 솔루션과 건물·아파트 단지에서 신재생에너지, ESS, 조명, 냉난방, 가전기기 및 외부 스마트그리드와 연계하는 수요관리 최적화 기술이 적용된다.

또 건물이나 생산현장 등 에너지 소비공간에서 기계설비 중심 에너지 관리가 아닌 사용자 행동패턴, 작업 프로세스 등을 고려한 ‘에너지 공간인지 정보처리 기술’도 적용될 전망이다.

스마트 홈 시스템은 스마트그리드, 분산발전, 신재생에너지 등 전력공급 시스템 다양화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뽑아 사용하는 기술(V2B) 등 건물 전력 이용 다변화, 점증하는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다.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시장에 건물 내 전력 생산·소비 설비에 대한 수요반응과 건물과 외부 전력사업자와의 수요관리 최적화 기술을 적용하면 건물 에너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아파트에 스마트 홈 시스템을 도입하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아파트는 우리나라 대표 주거유형으로 기존 노후화된 도시 재개발, 재건축 사업 등으로 교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여러 개 동과 주민공동 이용시설, 상가 등이 조합돼 단지를 형성하고 있어, 단지 차원 에너지 수요관리 기술을 적용하기가 용이하다. 밀집도가 높아 에너지관리 효율성이 뛰어나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