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행인 [KEB하나은행]이 공식 출범하고 함영주 은행장이 초대 KEB하나은행장으로 취임했다.
함영주 은행장(사진 왼쪽)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 오른쪽)으로부터 은행장 취임 축하 선물로 만년필을 전달받고 있다.
자산규모 국내 1위 KEB하나은행을 이끌 함영주 통합은행장에게 닥친 경영과제는 만만치 않다. 일단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메가뱅크’로서 갖춰야할 수익성 제고와 영업력 확충 을 끌어내야 한다. KEB하나은행은 자산규모로서는 명실공히 국내 1위다. 하지만 예금, 대출 규모 등에서는 경쟁사에 비해 뒤쳐진다.
전문가들은 외환은행이 지난해 4분기 적자와 30% 가까이 떨어진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등 조기통합 진통을 겪어내면서 발생한 ‘마이너스 요인’들을 덜어내고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금융환경은 계좌이동제로 은행 간 영업경쟁이 심화되고 초저금리 장기화 등 은행산업의 수익성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주력인 예대 마진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투자은행(IB), 자금관리, 글로벌 진출 등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두 은행의 가장 대표적인 물리적 통합인 ‘전산통합’ 이슈에서도 함영주 통합은행장의 리더십이 주목된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전산통합은 내년 6월로 점쳐진다. 전산통합이 완결성 있게 진행돼야 영업망 정비가 뒤따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투자와 집중이 필요하다.
인력 재배치와 중복점포 개선도 관건이다. 향후 전산통합, 인력 재배치, 중복점포 등의 개선으로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IT통합, 신용카드 비용절감, 외화부분 통합시너지, 인력 재배치, 통합구매, 중복점포 개선 등으로 약 2692억원의 비용이 절감된다.
‘아시아 넘버5’ 은행으로 도약을 위한 함영주 행장의 리더십도 중요하다. KEB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글로벌 40위권, 아시아 5위권 은행으로서의 입지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하나·외환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합치고 중국법인을 통합하는 등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글로벌 은행으로서의 입지를 넓혀 가야하는 막중한 시기다.
김정태 지주 회장은 글로벌 비중을 40%까지 늘리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외환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하나은행의 영업력, 자본력을 두루 합친 시너지를 기반으로 국내를 벗어난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어느 정도 확대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향후 KEB하나은행의 노조 통합 문제도 시험대 위에 놓였다. 양 은행 노조는 통합 후에도 당분간 개별적으로 유지하고 교섭권도 각자 갖기로 했다. 향후 노조를 하나로 합쳐 두 조직의 완결성 높은 통합을 이뤄나갈 수 있는 추진력이 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