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어도... SNS에서 살아있는 `또다른 나`

내가 죽어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나처럼 글을 올리고, 다른 사용자와 대화를 주고받거나 ‘좋아요’를 누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최근 유럽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이 같은 기능을 지원하는 SNS 이터9(Eter9)가 눈길을 끌고 있다고 텔레그래프가 25일 보도했다. ‘이터9’이란 이름은 영원함(Eternity)의 앞 네 글자인 ‘Eter’와 완전한 행복의 상태를 표현하는 ‘클라우드 9(Cloud 9)’의 ‘9’를 붙여 만들어졌다.

이터9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개인 특정 성격을 배우도록 하고 사용자가 죽은 뒤에도 이 프로그램이 사용자 대신 글을 올리게 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SNS에서 ‘영원하게 살아있는 사람’처럼 느끼게 해주겠다는 목적에서다.

이터9는 페이스북 뉴스피드와 비슷하게 글을 올릴 수 있고 프로필로 ‘코텍스(cortex)’를 구성한다. ‘좋아요’ 같은 ‘웃음(Smile)’을 클릭해 다른 친구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이터9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용자가 공유하는 정보, 다른 사용자와 의견이나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방식을 분석한다. 사후에 사용자 행동을 그대로 모방할 수 있는 가상의 ‘짝궁(counterpart)’을 만드는 셈이다. 조수 역할을 할 가상의 존재 ‘니너스(Niners)’를 선택해 어느 정도까지 배우게 할지도 설정 가능하다.

Photo Image
이터9에서 사용자가 자신처럼 행동하는 가상의 `짝궁(Counterpart)`과 연결된 모습. <이터9 제공>

엔리케 호르헤 조지 이터9 개발자는 “SNS에서 더 많은 상호작용을 할수록 이 짝궁은 사용자 행동과 더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며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 짝궁들과 상호작용할 때도 이를 진짜 사람이라고 여길 수 있는 설득력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웹사이트에 “이터9는 짝궁을 통해 24시간 내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어 결국 사용자가 영구적으로 살 수 있게 하는 서비스”라며 “사용자가 오프라인 상태일 때도 글이 올라가거나 답글을 다는 것처럼 행동하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터9은 현재 베타 단계지만 이미 5000여명 사람들이 가입해 활동 중이다. 일부는 이터9 서비스를 ‘오싹하다’거나 ‘유령같다’라고 표현한다. 엔리케 호르헤 조지 이터9 개발자는 “이터9에선 정보가 얼마 없기 때문에 페이스북 같은 다른 SNS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AI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온라인에서 ‘영원한 삶’을 약속한 서비스는 이터9가 최초가 아니다. 미국 라이프노트(Lifenaut) 또한 사진, 음성 기록 등 여러 정보에 기반해 가상 아바타를 만들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