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노사정 대화 복귀 여부가 18일 결정된다.
정부는 노동계가 반발하는 해고요건 완화 등을 중장기 과제로 돌려 원론적 선언에 그치게 하겠다는 중재안을 내놨다. 한노총 지도부 일부는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금속노조 등 일부 산별노조는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한노총 노사정 대화 복귀 여부를 결정할 18일 한노총 중앙집행위원회(중집) 개최를 앞두고 노총에 중재안을 제시했다. 중집은 한노총 임원 11명과 25개 산별노조 위원장, 16개 지역본부 의장 등 52명이 모여 노총 내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다.
정부가 제시한 중재안은 노동계가 반발하는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것이다. 일반해고 지침이 만들어지면 저성과자, 근무불량자를 해고할 수 있는 ‘일반해고’가 도입된다.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근로자 동의를 받도록 한 법규를 완화하는 것이다.
한노총은 두 사안을 노사정 의제에서 배제해야 대화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정부는 두 사안을 의제에 포함하되 그 대신 중장기 과제로 돌리겠다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연내 타결을 목표로 추진하는 노사정 합의안에는 ‘일반해고 지침 등은 노사정 대화와 합의로 추진한다’는 식의 선언적 문구만 포함하고 실태 조사나 연구용역 등 중장기 과제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일반해고 지침 마련과 취업규칙 변경을 서두르지 않고 비정규직 보호, 통상임금 범위 결정, 근로시간 단축 등 협상 가능한 사안을 우선 논의해 합의안을 끌어낸다는 목표다.
한노총 지도부 일부는 정부 중재안이 현실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대안이라며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금속노조 등 일부 산별노조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만재 전국금속노련 위원장은 “일반해고 지침이 마련되면 기업에 ‘해고 면허장’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두 사안을 노사정 의제에서 배제하겠다는 보장도 없이 어떻게 복귀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18일 중집에서 노사정 대화 재개가 결정되면 한노총은 지난 4월 8일 노사정 대화 결렬 선언 후 4개월여 만에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하게 된다. 복귀가 무산되면 한노총은 22일 조합원 3만여명이 참가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 등 하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