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맨 처음 얘기를 하면서도 이런 부분에서 생각의 통일이 있었습니다. 공동으로 조직을 이끌면서 이런 것들을 하나씩 입증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최철훈 대표)
“대기업이 이미 진출한 분야임에도 뛰어든 것은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든 사업이든 성공하고 실패하는 요인을 분석하면 분명히 이것의 중요성이 있습니다.”(송우디 대표)
중고차 거래 앱 ‘첫차’를 개발·서비스하는 미스터픽 두 대표가 공통적으로 강조한 ‘이것’은 ‘디테일’이다. 두 사람은 ‘디테일의 힘(왕중추 지음·허유영 옮김, 올림)’이 주는 교훈을 사업 성공 파트너로 소개했다.

‘첫차’는 구매자 중심 중고차 거래 앱이다.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정보를 모바일에 최적화해 제공한 것이 강점이다. 작년 2월 회사를 설립하고 중고차 판매상을 직접 만나는 데만 1년 가까운 시간을 썼다. 지금도 ‘첫차’에 매물을 올리려면 깐깐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허위 매물로 혼탁해진 대형 온라인 장터와 차별화했다. 서비스 시작 5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만건을 돌파했고, 최근에는 8억원 투자 유치도 성공했다.
책은 이들 사업에 지침서 같은 역할을 한다. 사소해 보이는 작은 차이가 성패를 좌우한 사례를 엮었다. 사업가 사례뿐만 아니라 자우언라이 같은 정치인, 이시다 미쓰나리 같은 군인의 에피소드도 담겼다. ‘디테일’이 개인과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결론이다.
중고차 거래 사업은 오래 전부터 대기업이 주도권을 확보한 영역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디테일의 힘’이 있다면 스타트업이 충분히 도전할 만한 영역이라고 자신했다.
송우디 대표는 “저희도 대기업에 다닌 적이 있지만 그들이 놓치는 게 분명히 있다”며 “큰 것들만 보면 빠지게 되는 작은 것들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처럼 ‘디테일한’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철훈 대표는 “모바일 서비스에서 디테일은 결국 사용자경험(UX)으로 승부가 난다”며 “기존 중고차 장터를 단순히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것이 아니라 태생부터 모바일에 최적화된 조직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이 사용자 수용성을 강조하는 것은 ‘첫차’가 판매보다는 구매에 초점을 둔 서비스기 때문이다. 차를 파는 사람은 거래가 끝나면 더 이상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지만, 자동차, 특히 첫차를 사려는 사람은 짬날 때마다 매물을 들여다본다.
사람을 모으기 좋은 구조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맞춤형 차량 광고, 거래 제안 등 다양한 사업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모으기 위해 ‘디테일의 힘’을 활용하겠다는 것이 이들 전략이다.
최 대표는 “차를 사려는 사람은 심지어 군대에서도 매물을 뒤지지만 차를 팔려는 사람은 다음 차가 결정되기 전까지 앱을 열지 않고, 차를 팔고 나서도 앱을 열 일이 없다”며 “사람을 잘 모으는 게 모바일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거칠고 투박한 중고차 거래업에서 섬세함은 더 큰 빛을 본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송 대표는 “중고차는 IT의 섬세함이 많이 닿지 않은 곳이고,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건드리면 다 새로운 것이 된다”며 “오히려 음악처럼 IT가 많이 침투한 영역이었으면 우리가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