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 엔진 비중이 처음 과반을 돌파했다.
디젤 세단을 앞세운 수입차 공세와 레저용 차량(RV) 인기 속에 국산차 업체도 모델 다양화에 나서면서 바야흐로 ‘디젤 전성시대’가 열린 셈이다.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신규 등록 자동차 중 디젤 모델은 총 46만6596대로 51.9% 비중을 차지했다. 디젤 자동차 비중은 2년 전 같은 기간보다 9.5%포인트(P)나 상승했다. 반기 기준으로 디젤 자동차 비중이 절반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젤 자동차 확산은 국내에서 많이 팔리는 소형 디젤 상용차 및 RV 차량 판매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국산차 판매 상위 10개 모델 중 6개가 디젤 모델이다. 포터·싼타페·투싼(이상 현대차), 쏘렌토·카니발·봉고트럭(이상 기아차)이 10위 안에 포진했다.
하반기에는 국산 디젤차 판매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수입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모델이 다변화됐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주력 중형 세단 쏘나타에 1.7 디젤 모델을 추가했다. 1.7 디젤은 쏘나타 전체 모델 중 30% 비중을 차지한다. 기아차가 출시한 신형 K5 디젤도 16.8㎞/ℓ 고연비로 주목받고 있다. 쌍용차도 소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티볼리 디젤 모델을 추가해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젤 강세는 수입차 시장에서 대세로 굳어진 지 오래다. 올 상반기 판매된 수입차 11만9832대 중 디젤차는 8만2023대로 68.4%를 차지했다. 수입차 중 디젤 비중은 2012년 절반을 넘어선 이후 2013년 62.1%, 2014년 67.8%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BMW 주력 모델이자 디젤차인 520d는 상반기에 같은 5시리즈 가솔린 모델 528i(1222대)에 비해 세 배 가까운 3596대가 판매됐다. 여기에 사륜구동 모델인 520d xDrive(2232대)를 합치면 5시리즈 디젤 모델 판매량은 6000여대에 육박한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소형차급인 A-클래스부터 최고급 S-클래스까지 디젤 모델 라인업을 구축했다. 회사 전체 판매에서 디젤이 차지하는 비중은 59.6%다. 아우디는 디젤 모델 비중이 93%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차가 인기를 끄는 것은 가솔린차보다 연비가 상대적으로 높고 힘이 좋은데다 기술력 향상으로 차량 소음이 줄어든 덕분”이라며 “현대·기아차가 주력 세단에 디젤 모델을 추가하면서 국산 디젤차 판매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