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상하이 2015]한 단계 진화한 사물인터넷, 상하이 관통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상하이 2015’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한 단계 진화한 사물인터넷(IoT)’이다. 행사 전체 주제인 ‘모바일 언리미티드’를 IoT가 대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여 업체별로 전시 주제는 달랐지만 거의 모든 기술과 제품 속에 IoT가 녹아 있었다.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때와는 또 다른 IoT 기술이 관람객 시선을 끌었다. 특히 잘 알려진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을 비롯한 중소기업이 참신한 IoT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참여 업체는 IoT로 달라지는 미래상을 제시하며 IoT가 우리 곁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음을 알렸다.

◇IoT 스타트업 주목

상하이 MWC가 열리는 뉴인터내셔널엑스포센터 메인 전시장인 W5관 입구에는 프랑스 업체 ‘젬알토’가 부스를 꾸렸다. 스마트카드 업체로 알려진 젬알토는 ‘유심’ 기반으로 모바일 커머스, 모바일 ID와 보안, IoT를 시연하며 디지털 라이프를 선보였다.

젬알토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이 회사가 구상하는 ‘유심 기반 IoT 세상’ 때문이다. 개인 식별 정보가 입력된 유심을 IoT 기기로 확대 적용하면 IoT 확산 걸림돌 중 하나인 보안 우려를 해소하고 관리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향후엔 이동통신사과 경쟁하며 IoT 시장 최대 강자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게 국내 이동통신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인 ‘테코이아’와 ‘익스트림리얼리티’도 주목받았다. 테코이아는 수많은 IoT 기기를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관리하고 스마트폰 앱으로 손쉽게 제어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홈 IoT 분야에서 유용한 플랫폼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익스트림리얼리티는 동작인식 전문업체다. 이번 MWC에는 2D 카메라로 3D 동작을 인지해 그 결과를 다시 알려주는 IoT 기술을 내놓았다. IoT 업계는 영상 인식 기술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

익스트림리얼리티 기술을 활용하면 TV 속 춤추는 사람과 본인이 어느 정도나 똑같이 춤을 추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즉 골프, 피트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해 영상 속 움직임과 실제 본인의 움직임의 동기화 정도를 파악, 연습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CCTV에 적용하면 탐지 효과를 한층 높일 수 있다.

◇디지털 라이프 한발 가까이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이번 MWC에서 W4관을 ‘이노베이션 시티’로 명명, IoT 기반 라이프를 핵심적으로 선보이도록 했다. 이미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선보인 바 있는 비자카드의 차량 내 결제 시연을 비롯해 IoT 기반 다양한 미래상이 제시됐다.

IoT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는 퀄컴은 ‘인에이블링 스마트시티’를 모형으로 선보였다. 전기, 가스 기기 등에 센서를 장착해 시간에 따라 이산화탄소와 산소량을 자동으로 체크하는 등 IoT가 일상 생활 속에 깊게 스며진 미래상을 제시했다. 퀄컴의 사물인터넷 분야 매출은 이미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모다정보통신이 원M2M과 올조인을 연동한 ‘스마트브레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원M2M은 원거리, 올조인은 근거리에서 유용한 IoT 통신 기술이다. 스마트브레인은 이 둘의 장점만을 모은 IoT 플랫폼으로 원거리에서도 가정 내 다양한 기기를 관리·제어할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고영준 모다정보통신 IoT 단장은 “먼 거리에서도 다양한 자원과 기기를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며 “오는 9월 개발을 마치고 10월부터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제 표준화 따라 IoT도 가속

국제 표준화가 진행됨에 따라 IoT 기술 진화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3GPP를 비롯한 국제 표준화 단체는 IoT용 통신 기술(LTE-M)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카테고리1(Cat.1)과 카테고리0(Cat.0)가 대표적이다. 버전이 낮을수록 통신 반경이 넓어지고 소비 전력은 낮아진다. 동시 접속 단말기 수는 늘어난다. 퀄컴을 비롯한 칩 솔루션, 단말 제조사가 국제 표준화에 맞춰 IoT 전용 솔루션 개발에 한창이다.

조창길 LG유플러스 상무는 “카테고리1 단말기는 올해 내로 출시될 예정이며 카테고리0 단말은 내년 1분기면 볼 수 있다”며 “LTE-M이 표준화되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IoT 망을 별도로 유지하는 게 아니라 LTE 망 일부에서 IoT를 서비스할 수 있어 여러 모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표준은 국제 사회의 약속이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는 표준을 기반으로 발전해왔다. IoT 표준이 늘어나면 내년 MWC 상하이에서는 올해보다 더 다양한 IoT 기술과 제품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상하이(중국)=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