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美서 ATSC 3.0 실험방송 성공… 재난방송 활용 가능성 주목

LG전자가 차세대 지상파 방송 전송규격 ATSC 3.0 상용화에 한발 다가섰다. 미국 지상파 방송사와 협업, 실제와 동일한 환경에서 4K UHD(3840×2160) 실험방송에 성공했다. 기존 ATSC 1.0보다 향상된 수신율과 고속 이동 수신 환경을 구현해 재난방송 응용 가능성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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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9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미국 방송사 트리뷴, 송신기 업체 게이츠에어와 공동으로 ATSC 3.0 기술 기반 실험방송 송·수신을 공개 시연했다. 김종규 LG전자 CTO부문 제니스연구소장(전무)과 웨인 러플로 제니스연구소 상무가 ATSC 3.0 개념도를 설명하고 있다.

LG전자는 9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ATSC 3.0 실험방송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면허를 취득, 현지 트리뷴방송 송신탑에서 6㎒ 대역폭으로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미국 송신기 전문업체 게이츠에어, LG전자 자회사 제니스와 함께 4K 방송 송·수신, 이동수신 등을 실험했다.

실험결과 6㎒ 대역폭에서 HEVC로 압축된 1개 4K 채널과 각각 1개 HD(2K, 1920×1080), SD(640×480) 이동방송 채널 동시 전송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시속 250㎞ 주행 중 수신 성공으로 별도 주파수, 규격이 필요한 ATSC 1.0보다 주파수 운용 효율성에서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

다양한 지형환경에서 높은 수신율을 보이며 지상파 방송 난시청 문제 해소 기대감도 높였다. 송신탑과 80㎞ 떨어진 교외지역은 물론 도심 빌딩 숲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신했다. 데이터 처리량은 ATSC 1.0보다 30% 증가했다.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는 실험 결과에 대해 “다양한 환경에서 실험에 성공함에 따라 ATSC 3.0이 방송업계가 추진하는 미래 방송환경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방송업계는 양방향 방송 등 인터넷 기반 콘텐츠를 제공해 새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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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9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미국 방송사 트리뷴, 송신기 업체 게이츠에어와 공동으로 ATSC 3.0 기술 기반 실험방송 송·수신을 공개 시연했다. 이날 시연에 참석한 취재진 등 방송업계 관계자들이 이동하는 버스에서 고화질 방송을 체험하고 있다.

ATSC 3.0은 방송뿐만 아니라 재난정보 신속 제공에도 유용할 전망이다. 리치 레디몬드 게이츠에어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지상파 방송망을 이용한 인터넷프로토콜(IP)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지면서 그래픽, 비디오, 오디오, 지도 등으로 구성된 재난정보의 신속한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난, 재해로 통신망이 불통되더라도 방송망이 역할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ATSC 3.0 표준은 연내 최종 확정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LG전자가 제니스를 통해 1997년 ATSC 1.0 표준을 등록, 원천기술을 보유한데 이어 삼성전자가 ATSC 모바일 규격 ATSC-M/H 개발에 참여하는 등 국내업계가 ATSC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세계 최대 TV 시장인 북미에서 차세대 방송규격을 조기 선점, TV 시장 지배권을 공고히 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