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우리나라 시청자도 지상파 TV 시청 가운데 동영상, 이미지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정보를 무료로 접할 수 있게 된다. 긴급재난 발생과 동시에 자동으로 정보를 볼 수 있는 기능도 선보인다. 지상파 4K(UHD, 3840×2160) 방송규격 `ATSC 3.0` 덕분이다.
LG전자와 KBS는 29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세계 최초 ATSC 3.0 기반 지상파UHD 부가서비스 시연` 행사를 개최했다. ATSC 3.0은 오는 6월 확정이 유력한 국내 지상파UHD 전송 방식으로 방송망에 인터넷프로토콜(IP)을 결합한 양방향 방송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가전사, 지상파 방송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
양사는 이날 방송정보안내(ESG:Electronic Service Guide), 긴급재난방송(EAS:Emergency Alert System)을 실제 방송 환경에서 구현했다. 여의도 KBS에서 IP 망으로 관악산송신소에 전송, 700㎒ 대역 KBS UHD 실험방송 채널(UHF 55)에서 5㎾ 출력으로 송출했다. KBS는 3월 한 달 동안 ATSC 3.0을 활용, 지상파UHD 전송방식 검증 실험방송을 하고 있다.
이재호 KBS 기술국 팀장은 “ATSC 3.0은 IP와 연동해 다양한 부가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면서 “ESG는 현재 ATSC 1.0 기반 HD 방송의 문자 위주 서비스에서 동영상과 이미지가 결합된 멀티미디어 서비스, 재난방송은 CG요원의 수작업 없이 소방방재청 신호를 실시간으로 띄우는 신속성 있는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다”고 ATSC 3.0 가능성을 소개했다.
이날 선보인 IP 연동 시스템은 LG전자가 주도해 개발한 `루트(ROUTE:Real-time Object delivery over Unidirectional Transport)`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MMT(MPEG Media Transfer)`와 함께 ATSC 3.0 표준으로 등록, 세계 시장에 선보인다. ATSC 3.0은 개발부터 국내 업계가 주도, 카메라부터 송신소까지 전 과정을 국산화한 건 세계 최초다.
LG전자와 KBS는 ATSC 3.0 시스템을 오는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방송장비 전시회 `NAB`에 출품, `K-UHD 테마관`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박병열 KBS 기술본부장은 “방송과 인터넷 연동으로 지상파에서 양방향 융합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면서 “개발에 참여한 모든 국내 업계와 함께 NAB에서 ATSC 3.0 기술력을 뽐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부도 ATSC 3.0 활성화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전국 가정 대부분에 초고속인터넷이 보급된 환경을 최대한 활용한다. 전성배 미래창조과학부 전파정책국장은 “ATSC 3.0 지상파 UHD는 모든 과정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이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가전사는 물론 방송사에도 새 사업의 기회를 열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전업계는 ATSC 3.0이 적용된 UHD TV를 내년 2월 지상파 4K 본방송에 맞춰 출시한다. LG전자는 ATSC 3.0 표준 정립을 마치는 대로 튜너를 소형화해 내장한 UHD TV를 선보일 계획이다.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는 “고객에게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세대 방송기술을 지속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