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안으로 차세대 하이브리드자동차(HEV)인 ‘48볼트(V) 마일드 하이브리드’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해 탑재한다. 경쟁사보다 경량·소형화 역량을 강화해 세계 수준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그룹 내 부품계열사 현대모비스에서 올해 말까지 48V 마일드 HEV용 배터리 시스템, 인버터 일체형 시동·발전기, 직류 컨버터 개발을 마친다. 양산 차종 적용 시점은 2018년 전후로 예상된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글로벌 제조사들이 앞다퉈 개발 중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시동모터와 회생 발전모터를 결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부품 모듈화로 인한 구성 단순화, 동력 효율개선 효과가 있다.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에는 시동과 발전 모터가 각각 들어가지만, 48V 시스템에서는 모터 한 개가 두 가지 기능을 모두 수행한다. 이 시동·발전기는 내연기관 토크를 보조하는 역할도 한다. 그만큼 모터 용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전원 전압도 기존 12V보다 네 배가량 높은 48V를 사용하게 된다.
동력계 구성 자체를 단순화할 수 있고, 더 적은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어 역량만 갖추면 양산 단가도 줄일 수 있다. 전동식조향장치(MDPS) 같은 보조 장치도 높은 전압으로 구동하면 효율 면에서 유리하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투싼 기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콘셉트카를 전시하기도 했다. 시제품 차원을 넘어 이 차량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내재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배터리관리장치(BMS)를 통합해 배터리 시스템 크기를 줄인다. 전압은 30~50V, 에너지 용량은 450Wh에 맞춘다. 최고 속도 1만8000rpm을 내는 시동발전기 크기는 경쟁사 대비 10%가량 줄인다. 냉각팬 및 인버터를 일체형으로 만들고, 팬 날개 형상을 최적화해 소음을 저감하는 것이 관건이다. 12V 전장 계통과 48V 동력 계통을 이어주는 컨버터도 자체 개발한다.
업계 전문가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아직 양산 사례는 없지만 글로벌 제조사 대부분이 개발에 나선 하이브리드계 핵심부품”이라며 “이미 양산을 앞둔 해외 제조사도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선행 개발에 나서지지 않으면 기술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