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 안전진단과 화재예방, 전자제품 발열 검사 등에 활용되는 열화상 카메라가 메르스 확산 예방을 위한 검역 보조 장비로 부상했다. 과거 사스와 신종플루 등 발열 증상을 보이는 전염성 질환 검역에서 신뢰성을 검증받은 데 이어 메르스 차단 최전선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산업계 주요 사업장에 메르스 차단을 위한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됐다.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주요 기관과 지자체, 병원, 행사장 등 전국 각지에서 열화상 카메라 도입이 이어졌다.
열화상 카메라는 촬영 대상으로부터 반사되는 적외선 파장을 감지해 온도 변화를 시각적인 색변화와 수치 등으로 표현하는 장비다. 전기시설 결함부위 열 발생을 찾아내는 안전진단 용도나 전자제품 발열 테스트 등 산업현장에서 주로 쓰인다. 최근 친환경 에너지 절감 경향에 맞춰 건축 시장에서도 활용이 늘고 있다.
기본 구조는 일반 디지털 카메라와 거의 비슷하지만 CCD와 CMOS 등 이미지센서 대신 적외선에 반응하는 마이크로 볼로미터를 사용한다. 제품 원가 20~30%를 차지하며 열화상 카메라 성능 주요 지표인 ‘열 분해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열 분해능은 카메라가 인식 가능한 최소 온도차이를 뜻한다. 다양한 가격대 열화상 카메라 중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대에 이르는 고가 장비가 검역 현장에 사용되는 이유도 열 분해능 0.05℃ 수준 정밀한 체온 감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렌즈 역시 적외선 파장이 투과하지 못하는 유리 소재 대신 게르마늄 재질로 만든 렌즈가 들어간다. 제품에 따라 특정 온도 기준값 설정에 따른 경보음 기능, 다수 촬영 대상 중 발열원 추적 기능 등을 함께 제공한다.
외산 고가장비가 시장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산화를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적외선 열화상카메라 전문업체 콕스가 산업용 진단시스템 모델과 적외선 카메라 모듈로 국내외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CCTV 제조업체 TBT는 민간 보안 분야와 국방·재난방재용으로 고성능 제품을 개발했다.
현재 스웨덴 플리어를 선두로 미국 플루크, 독일 테스토 등 해외업체가 국내외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플리어시스템코리아 관계자는 “열화상 카메라용 마이크로 볼로미터는 CCD와 생산 공정 등이 유사하지만 적외선에 반응하는 도료·재질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며 “최근 메르스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면서 검역 보조를 위한 열화상 카메라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