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창조경제 성공은 보편적 ‘가치창출’ 교육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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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2009년 ‘창의인성교육’을 교육 방향으로 내건 이래 ‘도덕적 품성을 갖춘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종래 해오듯 교과 내용의 충실한 습득에 주력하는 한편 사회, 과학, 음악, 미술 등 교과과목에서 인성과 창의성 요소를 끄집어내 함께 교육한다. 가령 과학교과에서 ‘연구 실적에 쫓겨서 연구결과를 속이는 경우’를 토론해 인성(정직)을 배양하고 음악교과에서 ‘영화의 장면에 맞는 음악 선정하기’ 실습으로 창의성(상상력)을 기르는 식이다. 재미와 참여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그래서 어떻다는 것인가. 교육적 관점에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경영학적 관점에서 보면 핵심을 놓치고 있다.

개인, 집단, 기업 심지어 국가의 생존과 발전은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해 내는지에 달려 있다. 따라서 교육은 가치를 창출하고 동시에 더불어 살 줄 아는 인재를 양성해 내야만 한다. 교육 밑바탕에 반드시 가치창출(Value Creation) 교육이 선행 또는 병행돼야만 한다. 그 위에 각자의 특기를 살릴 수 있는 특성화 교육이 더해져야 튼튼한 반석 위에 올려놓은 집과 같이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미래에는 헛똑똑이만 넘쳐날 것이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원한다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그래야 생존·발전할 수 있다. 이게 핵심이다. 가치를 창출하는 다양한 실제 사례를 개발해 초·중·고·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수준별 교육을 해야 한다. 초등학교에선 가장 쉬운 사례를, 대학생이 되면 좀 더 어려운 사례를 배우는 식이다. 또 평생교육 시대인 만큼 직장인과 성인들을 포함해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가치창출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

나는 ‘창조적 연결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각자 자원과 역량은 다를 수 있지만 저마다의 적성, 지식과 처한 환경에 맞게 ‘창조적 연결’을 통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과학기술과 ICT와 접목하지 않더라도 특허, 저작권 등 지식재산을 모르더라도 ‘창조적 연결’을 통해 유형의 가치뿐 아니라 무형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호기심을 갖고 기존에 있던 것을 적절히 연결해 보자. 지우개 달린 연필이 이렇게 탄생했다. 초기 인터넷이 세상을 연결했고 이제 사물 인터넷 시대가 됐다. 초연결 사회다. 이렇듯 일상의 불편을 해소하는 작은 발명부터 초연결에 이르기 까지 창의성은 세상에 널려 있는 것을 연결하는 것이다. 사물과 사람, 지구상의 그 모든 것이든 연결하면 가치가 창출된다. 우리 주위의 은행, 계(契), 전당포, 부동산중개, 구글, 아마존, 샤오미, 알리바바 등 모두 연결의 법칙이 숨어 있다.

창조경제는 천재적 창의성뿐 아니라 대한민국 학생과 국민 모두의 보편적 창의성에 기반을 두고 성취할 수 있다. ‘창조적 연결’ 교육으로 인간의 생존과 발전에 핵심인 ‘가치(Value)’를 창출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놀랍게도 창의성과 인성을 동시에 기를 수 있다. 인간은 개, 소, 돼지가 아니다. 누구나 자기 생각과 고집이 있다. 그래서 착하게 살라고 가르쳐서는 효과 없다. 그들 스스로에게 이익이 되면 좋은 인성의 길로 들어선다.

학생은 창조적 연결의 다양한 사례를 배우는 과정에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뢰(인성)’가 핵심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람답게 행동하는 것, 정직하고 믿을 만한 사람, 역량 있는 사람이어야 ‘연결(=거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저마다의 ‘창의성’을 발휘해 창조적 연결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고, 세상을 향해 손을 뻗어(=거래의 제안) 가치를 창출한다.

공정한 창조적 환경만 조성된다면, 빼어난 천재 또는 모험적 기업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창의성을 발휘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나도 이만하면 괜찮아”라고 자족할 수 있게 되면 살 만한 세상, 평화로운 세상이 된다. 가치 창출로 깨달음을 얻게 되고, 이로써 지속적으로 외부에 손을 뻗어 나가면 풍족한 세상,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다.

김흥기 모스크바 국립대 초빙교수· `태클` 저자(okay11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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