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교란·무력화...신종 불법판매 앱 기승
이동통신 유통시장에 악화가 양화를 뒤덮고 있다. 불법 보조금 마케팅에 사람이 몰리는 반면에 합법적인 요금할인 정책은 외면 받는다. 불법은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전파되지만, 합법은 홍보 부족으로 제대로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왜곡된 두 얼굴을 타개할 세밀한 정책 실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수그러들었던 온라인 불법 판매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은밀한 거래가 가능한 모바일 앱까지 등장했다. 정부 감시가 강해질수록 음지로 파고들어 단속이 힘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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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동통신 업계에는 ‘빠삭’이라는 앱이 화제다. 정부 불법 유통 단속을 회피하기 위해 고안한 앱이다. ‘스노방’에서 페이백 관련 정보가 오간다. 스노방은 ‘스나이퍼 No’의 약어로 단속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뜻한다. 주로 야간이나 주말에 불법 거래가 오간다.
빠삭은 휴대폰 진동(안드로이드)이나 플래시 깜빡임(아이폰)으로 페이백과 지급 날짜를 암시한다. 긴 진동(불빛)은 ‘0’, 짧은 진동(불빛)은 1~9를 뜻한다. 가령 짧은 진동 1번, 짧은 진동 2번, 긴 진동 네 번이면 페이백 12만원(120000)을 가리킨다. 증거가 남지 않아 기존 신고 시스템으로 적발이 어렵다.
빠삭은 철저한 폐쇄몰로 폰파라치 신고자 확인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내려받기 1만건을 넘어섰다. 최근 입소문을 타면서 정부 감시가 강해지자 판매 관련 글을 블라인드 처리하고 ‘스노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스노방 등업 방식을 바꾸는 게 핵심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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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빠삭 외에도 B2B 특판을 가장한 앱 등 다양한 우회 앱이 운영되고 있다. 본인 명함과 재직증명서 첨부 시에만 페이백 암시 문자를 보내는 사이트도 있다. 이들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다양한 은어를 사용한다. 이미 잘 알려진 ‘표인봉(페이백)’ ‘현아(현금완납)’뿐만 아니라 ‘필름교체’ 몇 회, ‘싸인’ 몇 장 등도 자주 사용된다. 네이버 밴드, 카페, SNS상 ‘ㅍㅅㅁ(폐쇄몰 은어)’에서 철저히 일대일 점조직 형태로 단속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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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이후 급성장한 불법 다단계 판매도 유통망 교란의 주범 중 하나다. 다음 아고라, 네이버 카페 등 다양한 온라인 공간에 다단계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다단계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우회 지원금 지급, 차등 수수료, 특정 단말·요금제 가입 제한 등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통신업계는 철저하고 강력한 단속으로 시장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