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17개 TV쇼핑 채널 시대가 열린다. 중소기업에 판로가 확대되고 소비자 선택권도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너무 많은 채널로 시청권을 훼손하고 사업자간 과도한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은 기존 6개사에다 ‘제 7홈쇼핑’인 공영홈쇼핑이 오는 7월 개국을 앞두고 있다. 데이터방송을 표방한 T커머스도 있다. 이미 6개사가 채널을 운영 중으로 CJ오쇼핑이 ‘CJ오쇼핑 플러스’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27일 시작한다. 나머지 3개 T커머스도 미래창조과학부 가이드에 따라 연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홈쇼핑 20년만에 2개에서 7개로
1995년 2개사로 시작한 우리나라 홈쇼핑은 20년 만에 7개 사업자 체제로 확대된다. GS와 CJ, 롯데, 현대, NS와 홈앤쇼핑에 이어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이다.
새로 진입하는 공영홈쇼핑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에다 중소기업 상품 위주의 구성을 내세웠다. 기존 사업자와 치열한 ‘채널 번호’ 경쟁을 하면서 중소기업 상품으로 안정적 운영을 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에 판매기회를 확대해 준다는 취지에다 정부의 진흥 의지까지 맞물려 있다”며 “홈앤쇼핑의 사례를 벤치마크하면서 사업 초기부터 안정적 운영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T커머스 본격 경쟁시대
CJ오쇼핑은 이번주 T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한다. 홈쇼핑에서 인기 있는 중소기업 상품 위주로 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수료 0% 전용관’ 상설 운영에다 ‘1사1명품’ ‘1촌1명품’ 등의 중기 판로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내년까지 2200만 가시청 가구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KTH와 티브로드, 드림커머스, SK브로드밴드에다 롯데와 현대 등 6개 사업자가 이미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차주 CJ에 이어 나머지 3개 사업권자(GS, NS, 벼룩시장)도 연내 T커머스 개국을 앞두고 있다.
T커머스 사업자는 아직까지 케이블과 IPTV·위성방송 가운데 일부 플랫폼만 이용한다. 향후 각 사업자가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플랫폼 확보를 위한 경쟁은 보다 치열해 질 전망이다.
◇선택권 늘지만 너무 많은 쇼핑채널
장단점이 존재한다. 여러 중소기업이 다양한 판로를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 선택권이 늘어나는 점은 순기능이다. 하지만 우리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너무 많은 쇼핑채널이 만들어진 것이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홈쇼핑과 T커머스는 화면구성과 방송 형태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모두 TV를 매개체로 한 같은 쇼핑채널”이라며 “17개에 달하는 채널간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는 송출수수료 확대라는 수혜가 예상된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플랫폼 사업자가 홈쇼핑·T커머스에서 받는 수수료는 가격이 뛸 가능성이 크다. 비용이 늘어나면서 TV 쇼핑 사업자가 기업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인상할 개연성도 높아졌다.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주고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홈쇼핑과 T커머스의 차별성 없는 동일한 구성 △과당경쟁에 따른 부담의 기업체 전가 △채널 확보과정의 불공정 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표. 기존 홈쇼핑 vs T커머스의 구분 *자료: 업계>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