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창조인재 양성의 초석, 소프트웨어 교육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choijaey@misp.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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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기술·조직·경제·사회적 변화를 가져왔다. 기술적으로 기계 발명은 가내수공업을 공장으로 변모시켰다.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에서 대량생산을 가져왔다. 사회적으로는 자본가와 노동자 격차를 벌리는 계급사회가 형성됐다. 산업혁명으로 영국은 세계 경제 중심에 설 수 있었으며 초강대국 자리를 차지했다.

영국이 2013년부터 디지털경제를 주창했다. 농경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경제를 시작하는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영국이 디지털시대에 새로운 혁명인 디지털경제를 시작한다. 디지털 산업과 미래 성장 동력 기반으로 소프트웨어(SW)를 핵심으로 인식하고, 공교육을 통한 SW 인재육성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초중고에서 정보과학 원리를 배우도록하기 위해 초등1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모든 학년이 컴퓨팅이라는 독립된 교과를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한다.

SW 강국 미국에서는 아칸소 주가 모든 고교 정규과목에 SW교육을 의무화했다. 워싱턴 주 등 4개 주는 고등학생이 언어 수업 대신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을 개정했다. ICT 강국 중 하나인 인도는 지난 2013년 프로그래밍 과목을 초중등 필수교과로 지정했다. 교육 선진국 핀란드도 2016년부터 모든 초등학생이 SW교육을 받게 된다.

어릴 때부터 SW교육으로 정보과학적 사고력 훈련이 된 학생은 어느 분야에서든 SW 강점을 활용한 융합적 사고가 가능하다.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 발상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 창의성은 다양한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SW교육은 이를 실현시킬 핵심수단이다.

용어는 다르지만 우리도 ‘창조경제’라는 국가적 경제혁명을 시작하면서 SW를 그 중심에 두고 SW교육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SW교육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2018년부터 초중고교생 교육과정도 개편할 계획이다. 초등학교는 실과 과목 내에서 SW수업을 필수로 이수하고 중학교는 기존 정보과목을 SW교과로 개편해 필수로 가르친다. 고등학교는 정보과목을 심화선택에서 일반선택으로 전환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그러나 준비 중인 SW교육에 우려도 있다. 초등학교 교사 SW교육 이수 경험 저조, 중·고등학교 SW담당교사 수급, SW교육용 교재와 인프라 마련 등 사항이 지적된다.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미래부는 지난해부터 SW교육 선도학교 지원을 매년 확대하며 창의적 학교교육 모델을 확산하고 있다. 교육부도 올해부터 SW교육 연구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양 부처가 협력해 교원연수로 교사와 예비교원 SW교육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교재개발을 위해 영국 등 해외에서 이미 경험한 SW교육 교재를 검토해 교재와 교사용 지도서를 미리 만들어 일선 학교에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전에 없던 SW교육 기회가 주어진 학생과 교사 반응은 뜨겁다. 학생이 자신이 하는 교육활동에 몰입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본다. 교사가 연수에서 학생을 이끌어갈 새로운 교육의 길을 찾고 흥분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이런 기회를 왜 진작 마련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우리 학생들은 ICT 소비자 역할에 길들여졌다. SW교육은 ICT 창조자(Creator)로 만들기 위한 실질적 출발점이 될 것이다. SW가 중심이 되는 미래세대에서 우리 아이들이 진정한 창조자이자 주인공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도록 정부와 산업계, 교육계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tnews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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