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서비스가 새로운 기술과 융합되면서 첨단 스마트의료로 변화 중이다. 과거 상상하기도 힘든 의료서비스가 현실화되면서 건강한 삶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스마트의료는 의료산업의 새로운 서비스로 정착되면서 다양한 부가가치도 창출한다. 전자신문은 국내 의료계에서 스마트의료를 이끄는 전문가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3차원(3D)프린팅 기술로 사람 몸 속 깊숙이 자리한 암 덩어리를 정확하고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몸속 장기를 환자에 가장 최적화된 형태로 만들어 이식할 날도 도래할 것입니다.” 3D프린터를 활용해 의료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데 앞장서는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의 말이다.
김 교수는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수술 분야 권위자다. 최근 6개월 동안 15명의 신장암 환자 대상으로 3D프린터를 활용, 신장과 암조직을 3D로 재현해 환자별 맞춤 수술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했다. 해당 환자 모두 성공적으로 신장 부분절제술을 받았다.
뇌종양이나 신체 복잡한 곳에 암이 발생하면 이를 제거하는 수술이 쉽지 않다. 과거 의료진은 정확한 수술계획을 마련하지 못해 실제 종양이 생겨난 부분보다 넓게 제거했다. 김 교수는 “컴퓨터단층촬영(CT) 등으로 촬영한 영상 기반으로 환자 종양 부위를 정확하게 3D프린터로 재현할 수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의료진은 수술 전에 정확한 수술계획과 연습을 실시, 필요한 부분만 제거하는 수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를 중심으로 서울아산병원은 3D프린팅 기술을 의료서비스에 융합하는 연구를 추진 중이다. 현재 병원 내 25개 팀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김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3D프린팅 적용 분야를 중점연구분야로 선정,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활발하게 적용 중인 영역인 수술 시뮬레이션·교육 등을 중심으로 수술가이드와 수술도구 등으로 적용범위를 확대한다. 재활분야에서도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다. 궁극적으로 몸 속 일부를 3D프린터로 재현, 이식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현재 혈관과 연결되지 않는 연골 등 일부 부분은 3D프린터로 보형물을 만들어 삽입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지만 아직 신체 장기를 만들어 이식하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혈관 연결과 재료 한계 등을 극복해야 한다. 정부 허가제도도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에 맞게 개선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현재 국내 대형 병원에서 의료진으로 근무하지만 일반 의료진과는 다른 이력을 갖고 있다. 학부에서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산업공학과 석사를 마쳤다. 당시 영상의료장비인 CT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촬영 장비가 0.2초에 한 바퀴를 회전할 수 있기 되면서 단층 촬영으로 3D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이후 김 교수는 의료영상장비를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의료영상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를 설립, 운영하기도 했다. 2004년부터 서울아산병원에서 의료진으로 근무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