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IT업계, "드론 투자할 곳 어디 없나?"... 산업 쑥쑥 큰다

유럽에서 드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투자가 이어지면서 영국 등 규제가 덜한 국가를 중심으로 활성화되는 모양새다.

미국 드론 스타트업 스카이퓨처스(Sky Futures)가 최근 영국 벤처펀드 MMC벤처스로부터 3870만달러(약 424억원)를 투자받았다고 테크크런치가 12일 보도했다. 이번 투자는 유럽 IT업계가 드론 업계에 진행한 것 중 가장 큰 금액이다.

스카이퓨처스는 취미용으로 사용되는 상업용 드론이 아닌 산업용 드론에 주력한다. 드론을 날려보내 석유 굴착 장치나 가스 파이프라인 주변을 돌며 드론에 장착된 고화질(HD) 비디오로 철·발열 이미지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석유화학 업체에 전달한다.

현재 세계 주요 석유화학업체 30여곳 이상과 거래 중이다. 북해, 중동, 동남아시아, 북아프리카 등에 운영 거점을 확보했다. 멕시코만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휴스턴과 텍사스에 사무소를 가지고 있다. 규제 당국인 미국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민간 드론 업체로는 처음으로 운영을 승인받기도 했다.

이 회사는 공동설립자인 제임스 해리슨이 이라크에 있을 때 아이디어를 얻어 지난 2009년 동업자들과 함께 회사를 만들었다. 초기 투자는 저명한 엔젤투자가이자 영국 최대 온라인 패션 쇼핑몰 업체 ‘아소스(ASOS)’ 대표인 닉 로버트슨과 존 카마루딘 전 ASOS 이사로부터 받았다.

뿐만 아니다. 영국 대표적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 하일로 공동창업자 제이 브레그만은 드론 식별·제어 시스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베리플라이를 창업했다. 이 업체는 아일랜드 저가 항공업체 아이레랜디아와 영국 보험 중개 업체 TAG로부터 14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이처럼 유럽 IT업계의 드론 산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상원은 최근 드론 산업이 유럽연합(EU)지역에서 오는 2050년까지 무려 15만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특히 영국 등 드론에 대한 규제가 적은 국가가 중심에 섰다. 글로벌 스타트업의 요지인 미국에서는 드론을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게 금지돼 있지만 영국은 민간항공국으로부터 비행 라이선스를 받고 안전규정을 만족하면 드론을 활용해 사업을 벌일 수 있다.

실제 영국은 드론 스타트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드론을 날릴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은 군용 외 업체는 지난 2012년 120여곳이었지만 현재 500개에 달한다. 제임스 해리슨 스카이퓨처스 공동창업자는 “영국 정부가 세금을 깎아 업계를 지원해주거나 규제를 완화해주는 등 드론을 통한 혁신에 앞장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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