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분야 소프트웨어(SW)사업 발주자 전문성 향상에 팔을 걷었다. SW산업 진흥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책을 법·제도에 담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이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SW업계도 분리발주, 예산적정성 등 제도 활성화를 위해 발주능력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10일 미래창조과학부는 SW사업 발주기관 전문성을 지원할 발주기술지원센터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미래부 관계자는 “SW사업 발주기술지원센터가 이달 말 개소에 앞서 간접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부처 산하 SW공학센터 전문가가 기존 발주분야에 역량 있는 기관을 벤치마킹한 후 발주에 어려움 겪는 다른 기관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예산 적정성이나 분리발주 여부 등에 정통한 국세청, 우정사업본부 등 사례를 바탕으로 관련 기관을 지도한다. 제안서 작성을 돕고 수요기관에 필요한 상용SW 목록과 규모도 파악해준다.
발주기술지원센터는 공학센터 전문가와 함께 발주·관리 분야별 민간 전문가 풀을 추가로 구성한다. 이 분야에 정통한 퇴직 시니어 5명을 모집하고 있다. 공모 작업이 완료되는 이달 말께 공식 개소식을 열 예정이다. 개소식 이후에는 공공 SW사업 예산·기획 단계부터 제안요청·계약·검수·유지관리 전 단계 발주관련 기술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SW공학센터 측은 “예산기준 3억~20억원 미만으로 별도 프로젝트관리조직(PMO)을 활용하기 어려운 사업을 우선 지원한다”며 “올해 최소 46건의 사업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발주기술지원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공공분야 발주 능력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은 SW공학센터장은 “제도적으로 사업제안서(RFP) 보상, 과업변경, 유지보수요율 등 조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현장에 제대로 접목이 안 되고 있다”며 “원인은 공공부문 발주능력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 수행 도중에 여전히 과업변경이 잦고, SW 제값 주기도 제대로 실천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발주자 능력부족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판단도 비슷하다. 정부가 강조해온 SW 분할발주가 실현되려면 발주지침부터 구체화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SW 분할발주가 정책적으로 성공하려면 이를 수행할 발주자의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조풍연 한국상용SW협회장은 “정부가 SW를 직접 개발하고 유관 기관에 무상으로 배포하는 관행도 발주자가 예산 절감이라는 목표만 고려한 결과”라며 “무상배포가 시장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는 인식을 발주자가 갖도록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