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생체조직 만드는 3D 프린터 내놨다

미국에서 생체조직을 만들 수 있는 3차원(3D) 프린터가 개발됐다. 생체조직을 기존보다 훨씬 저렴하게 만들 수 있어 향후 의료학계에 폭넓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바이오봇츠(BioBots)가 최근 테크크런치가 개최한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뉴욕’에서 생체 조직을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 솔루션을 시연했다.

생체 조직을 만드는 기술인 바이오가공기술(Biofabrication)은 10여년 전부터 널리 쓰여 왔다. 하지만 기기가 복잡하고 큰데다 제작비용이 최소 10만달러(약 1억809만원) 이상 책정돼 있었다. 이에 상대적으로 값싼 2D 생체조직이나 동물 실험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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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바이오봇츠(BioBots)가 최근 테크크런치가 개최한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뉴욕(TechCrunch Disrupt NY)’에서 생체 조직을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 솔루션을 선보이고 시연했다. 사진은 이 회사가 만든 생체조직 제작용 3D 프린터. <사진=테크크런치>

대니 카브레라 바이오봇츠 창업자는 “2D 생체조직, 동물 실험은 인체와 완전히 똑같지 않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며 “이 기기가 인공조직 제작비를 줄여 동물 실험이나 약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오봇츠 생체조직 3D 프린터 솔루션엔 소형 3D 프린터 기기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소재인 ?웨어(wetware)가 포함돼 있다. 각 장기 특성에 맞는 생체적응재료와 이 회사의 특수 잉크 등을 섞어 기기에 넣는다. 만들 생체조직의 CAD 설계도를 소프트웨어에 넣으면 자동으로 변환, 조직이 만들어지는 식이다. 특히 푸른 가시광선을 활용하고 특수 잉크에 독자적으로 만든 광개시제 분말을 첨가해 생체 세포가 만드는 도중 손상되지 않도록 했다.

사람 세포로 실제 인체에 적용될 생체조직을 만들 순 없지만 약물 검사, 임상전 실험 등에 쓰일 3D 생체조직이나 축소판 인체 조직을 제작할 수 있다. 각 장기별로 잉크 솔루션이 나와 있고 현재까지 나온 솔루션은 뼈, 연골, 폐다.

기기도 작고 저렴하다. 시판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회사의 생체조직 솔루션 개발을 돕는 연구자들에게는 기기당 5000달러(약 541만원)정도에 제공됐다. 이날 시연한 연골 잉크 키트 베타버전은 700달러(약 76만원)에 불과하다. 회사는 학계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막바지 튜닝 작업을 거쳤으며 지난 몇 달간 초기 제품을 의료학계나 약학계 등 관련 업계에 팔기 시작했고 이들과도 공조하고 있다.

대니 카브레라 창업자는 “현재 고객사들과 폐, 간, 심장, 뇌, 피부 등을 만드는 솔루션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 기술이 잠재적으로 환자별 맞춤형 질병 치료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환자가 클리닉에 생체 세포를 주면 회사가 이를 활용해 환자 3D 생체조직 모형을 만들어 환자의 특정 질병을 해결할 수 있는 적합한 약물이나 치료방법을 찾아내는 형태다.

대니 카브레라 창업자는 “향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대규모 임상 실험 등을 거치지 않고도 개인 특성에 맞는 1인용 약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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