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수입 가전` 국내 가전유통시장 격변 예고

중소 해외 직접구매 업체에 이어 롯데하이마트라는 국내 최대 대형 가전유통전문점까지 수출 가전제품 역수입에 뛰어들면서 내수 가전 유통 대격변이 예상된다.

그동안 TV와 일부 가전제품 직구는 있었다. 국내시장보다 저렴한 가격을 찾아 삼성·LG 브랜드의 제품을 직구 사이트를 통해 구입하는 일이 빈번했다. 특히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는 국내 소비자도 해외 사이트를 넘나들며 좋은 가격에 상품을 구매하는 대열에 동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업계는 하이마트 가전 역수입 판매는 형태가 직구와 비슷해 역수입 제품의 대량 유통시대를 열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롯데하이마트는 소비자 반응만 확인되면 향후 LG전자 TV는 물론이고 냉장고, 세탁기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역수입 품목을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 최대 가전 유통사가 역수입 판매에 나서면서 직구 자체의 신뢰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하이마트 이벤트 TV의 판매가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전자랜드 같은 다른 유통전문점과 홈쇼핑, 오픈마켓 등 다른 유통회사도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며 “역수입되는 삼성 제품군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LG 브랜드 제품도 앞으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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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직구가 인기를 끄는 것은 해외상품이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관세를 내야 하고 배송에 시간이 걸리고, 사후서비스(AS)에 일부 제한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파격적인 가격은 이 모두를 상쇄할 수 있다. 이번 롯데하이마트의 TV 역수입 역시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소비자 효용을 늘려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역수입 제품이 확산되면 내수 시장이 느끼게 될 부담은 크다. 동일한 물건은 어느 곳에서든 같은 가격에 팔린다는 ‘일물일가 법칙’이 깨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한국총괄과 LG전자 한국마케팅은 기존 제품 가격을 해외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그동안 해외 출시 제품을 국내에서 구입하는 형태의 구매는 젊은 소비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일부 온라인 쇼핑몰을 넘어 전국 유통망을 갖고 있는 매장에서 역수입 가전이 판매되는 시대다. 직구나 해외 판매 가격에 둔감했던 중장년 소비자까지 이제는 해외 판매가격과의 차이에 민감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직구 중개업체 CEO는 “삼성·LG가 직구 제품과 내수 판매용 상품이 모델명이 다르고 기능에도 차이가 있다고 설명해왔다”면서 “하지만 주요 기능에 차이가 없고 부가기능이 필요하지 않는 소비자가 존재하는 만큼 해외 역수입 판매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역수입해 판매 중인 65인치 풀HD TV에 대해 정상적인 AS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든 역수입 제품이 AS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의 세밀한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직구 제품 일부는 유상 AS가 되기도 하고, 제품 모델에 따라서는 유지보수에 큰 비용과 시간이 드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며 “제품 구매 시 모델 번호와 기능 차이, AS 정책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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