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중국, 철도산업 최강국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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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안방에서 확보한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으로 세계 고속철도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최근 대형 인수합병(M&A)과 세일즈 외교로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

중국은 지난 2011년 터키 고속철 사업을 처음 수주한 이후 해외 시장에 발을 들였다. 수도 앙카라와 최대 도시 이스탄불 사이를 오가는 시속 250㎞, 길이 533㎞ 고속철로 지난해 10월 현지에서 첫 시동을 걸었다. 그 이후 중국 철도 기업은 지난해 남·북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여섯 대륙에 모두 진출했다. 총 348개 해외 철도 사업에 발을 담갔다.

중국은 자국 고속철을 건설하면서 업계 강자인 일본 가와사키, 독일 지멘스, 프랑스 알스톰 등 기존 업계 강자와 합작해 이들 기술력을 흡수했다. 고산지대·사막 등 오지에서 고속철을 건설하고 운영해 노하우를 쌓았다. 지난 2012년 개통된 하얼빈-다롄 노선은 영하 40도에서 달리는 첫 고속철도다.

건설 원가도 저렴하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고속철 건설비용은 경쟁국보다 30~50% 싸다. 아프리카나 중앙아시아 등 후진국, 개도국에는 저리차관 방식 자금도 지원해준다.

근래 들어서는 M&A와 세일즈 외교가 주축이다.

중국 업계 1·2위인 국유기업 중국북차집단공사(중궈베이처)와 중국남차집단공사(중궈난처)는 중국 국무원 요청에 따라 지난해 말 합병을 결정해 ‘중국철도교통차량그룹(중차그룹)’으로 재탄생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두 업체 매출액은 각각 53억1500만위안(9505억여원), 54억9000만위안(9818억여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7.61%, 33% 급증했다.

지난 2013년 두 업체 매출액 합계는 1951억위안(34조1000억여원)으로 업계 3강인 롬바르디아, 지멘스, 알스톰 철도 부문 매출액 총합을 넘어선다. 자산도 각각 1500억위안(27조여원)에 달해 합병 이후 3000억위안(54조여원) 초대형 공룡 기업이 됐다.

이는 두 회사가 해외 사업을 따낼 때 앞다퉈 가격을 내리는 등 출혈 경쟁을 일삼자 내려진 조치로 규모의 경제와 수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두 회사는 합병 이후 5년 안에 매출액을 현재의 세 배로 높인다는 목표다.

여기에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세일즈 외교’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고속철도 수출은 시진핑 정부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나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인도 고속철도 건설 사업에 향후 5년간 총 200억달러(22조480억여원)를 투자하겠다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리 총리도 태국, 영국, 러시아 등에서 잇따라 대형 프로젝트를 따냈다.

최근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싱가포르-말레이시아 간 고속철도 사업에 적극적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는 “중국과 태국은 이미 고속철 사업에서 손을 잡았고 라오스와도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슈분석]중국, 철도산업 최강국 오르나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