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재정 허리띠’를 졸라맨다. 내년 예산 편성 시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검토해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사업 예산을 삭감·폐지한다.
약 200개 보조사업을 없애고 보조사업 외 재정사업은 ‘총량 관리제’를 적용해 전체 사업 수를 유지한다.
정부는 7일 국무회의에서 2016년 예산안 편성지침과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의결했다. 기획재정부가 만든 지침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 부문이 내년 예산안을 편성할 때 지켜야 하는 가이드라인이다. 지침을 위반해 예산안을 짜면 예산 삭감 등 불이익을 받는다.
정부는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상황, 어려운 재정운용 여건에 대응하고자 △재원 배분 합리성 제고 △재정 지출 비효율 차단 △재정 운용 신뢰성 강화 등 재정개혁 3대 전략과 10대 과제를 수립했다.
정부는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 우선순위가 낮으면 예산 삭감·폐지를 의무화한다. 모든 보조사업을 대상으로 운용평가를 실시하고 결과를 예산에 반영한다. 삭감·폐지로 조성된 재원은 국정과제 등에 재투자한다.
보조사업은 소관 부처별로 10% 감축한다. 총 2000여개에 달하는 보조사업 중 약 200개가 사라질 전망이다. 보조사업 외 국가 재정사업에는 기존 사업을 폐지할 때에만 일대일 대응으로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사업 수 총량 관리제(one-out, one-in)’를 도입한다.
민자사업 활성화로 민간 재원 여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대규모 재정이 필요한 도로·철도 사업은 민자사업 추진 여부를 먼저 검토한다. 민간 대행개발 등으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방식을 다각화하고 민간투자자와 국유재산 공동개발을 추진한다.
송언석 기재부 예산실장은 “지난 3년 동안 세수 부진 사태가 발생해 한 푼이라도 아껴 써서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아졌다”며 “국채 발행도 무한정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재정지출을 하는 부문 중 우선순위나 타당성 등을 감안해 재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년 예산과 기금 중점 투자 방향도 확정했다.
중소·중견기업 자유무역협정(FTA) 활용률 제고에 바탕을 둔 신시장 개척 지원, 노후한 산업단지 환경 개선에 예산을 집중 투자한다. 연구개발(R&D) 분야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기술과 엔지니어링·디자인 등 기술을 활용한 기존 산업 체질 개선에 나선다. 이와 동시에 지출 효율화를 위해 시장 수요를 반영한 과제 기획을 의무화하고, 과제선정과 최종 평가 시 사업화 가능성 평가를 강화한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