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kt위즈파크 중앙출입구입니다.”
지난 20일 점심 무렵 kt위즈 수원구장에 들어서자 비콘(Beacon) 알림을 통해 즉시 현재위치가 스마트폰으로 전송됐다. 으리으리한 경기장 속 미로처럼 복잡한 길을 헤매는 동안 비콘 위치 알림은 큰 도움이 됐다. ‘3루측 3층 내려가는 계단’ ‘4층 3루측 내야지정석 출입구’ ‘3층 3루측 엘리베이터’ 등 현재위치를 상세히 알려줬다. 경기가 없는 날이어서 스마트폰 근거리무선통신(NFC) 태깅을 이용해 빠른 입장이 가능한 ‘스피드 게이트’를 통과해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비콘은 최장 70m까지 통신이 가능한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이다.
내 자리를 찾아가기 위해 kt위즈 전용 애플리케이션 ‘위잽(wizzap)’을 켜고 ‘좌석안내’를 눌렀다. 경기장 상세지도와 함께 ‘현 위치’와 ‘내 좌석’이 표시됐다. 비콘으로 위치를 측정하기 때문에 위성항법장치(GPS)가 작동하지 않는 실내에서도 정확한 위치 파악이 가능하다.
강신혁 KT스포츠 뉴비즈팀장은 “현위치에서 내좌석까지 가는 길이 표시되기 때문에 복잡한 경기장 내에서 헤맬 일이 없어졌다”며 “향후 실내 내비게이션 기능까지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리에 도착하자 테이블에 붙은 ‘스마트오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위잽에서 주문하면 피자나 햄버거, 치킨 등을 자리로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였다. 배달은 홈플레이트 뒤편 760개 프리미엄 좌석에서만 가능하지만, 나머지 좌석에서도 앱 주문 후 직접 가져오면 되기 때문에 길게 줄 설 필요가 없어졌다.
2013년 창단 후 올해 처음으로 1군 무대에 데뷔하는 수원 kt위즈는 통신전문기업이 운영하는 야구단답게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 활용해 팬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빅테인먼트(Baseball ICT Entetainment)’라는 개념 하에 야구장 전체에 첨단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145개 기가비콘을 설치했고 실내외에 210개의 기가 와이파이 AP를 촘촘히 박았다. 특히 KT융합기술원이 직접 개발한 ‘스몰 셀’ 기술을 적용해 2만여명이 동시 접속해도 문제가 없도록 했다.
강 팀장은 “와이파이가 무료로 제공되는 것은 물론이고 ICT 설비 구축을 통해 앱에서 실시간 경기중계와 선수기록정보를 동시에 제공해주는 등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야구단들이 ICT를 활용한 팬심 잡기에 그 어느 해보다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22일 SK와이번스 인천 문학구장에 특화된 ‘플레이위드’ 앱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향성비콘, 위치 기반 플랫폼 ‘위즈턴’ 등을 활용해 티켓 예매, 좌석안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5월부터는 지정석에 음식배달 서비스도 한다.
SK텔레콤은 특히 3D 디지털지도를 통해 야구장 좌석안내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지난해부터 SK나이츠 농구단과 코엑스, 킨텍스 등에서 실제 적용해 성능이 검증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밖에 한화이글스, NC다이노스 등이 비콘 등을 설치하며 ‘ICT 야구장’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