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 스포츠실황 추가로 시장지형도 바꿀 변수 발생
애플이 오는 가을 애플TV와 애플단말기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온라인TV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애플TV 및 애플단말기로 제공되는 이 TV 콘텐츠서비스 참여업체로 25개사가 거론되고 있다. 미국 주요지상파(ABC,CBS,NBC,폭스)는 물론 월트디즈니,21세기폭스 등 할리우드영화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소식통의 말을 인용, 애플이 오는 6월중 ‘슬림화된 TV네트워크’서비스 계획을 발표하고 9월부터 이같은 콘텐츠기반으로 새로운 애플TV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또 새 애플TV시청료는 월 30~40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새 애플TV가 새 서비스에 기존의 온라인TV,케이블TV에는 없는 스포츠생방송 ESPN을 포함한 것은 주목할 만 하다. 이에 따라 스포츠생방송을 보기 위해 케이블TV에 매달리던 기존 가입자들의 대거이탈과 갈아타기가 예고되고 있다. 이 서비스가 美 케이블TV업계 지형도를 일거에 바꿀 메가톤급 핵폭풍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케이블TV업계에 핵폭탄급 경쟁자 등장
애플의 온라인TV서비스 참여 소식은 수많은 케이블TV가입자가 케이블TV를 끊는 대신 넷플릭스,훌루, HBO같은 온라인 영상서비스 갈아타고(code cutting) 있는 가운데 나왔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성인의 45%는 케이블TV를 통한 방송시청이 돈낭비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는 결코 케이블 TV시청을 끊지 않겠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케이블TV시청자의 43%가 케이블TV를 끊지 못하는 이유로 “이것이 스포츠를 생방송으로 보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라고 답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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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스포츠생방송 채널 ESPN은 케이블회사에 가입자당 월 평균 6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미국케이블TV 가입자의 평균 시청료 0.5달러도 안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액수다. ESPN과 주요 스포츠업체간의 계약기간을 보면 이러한 방식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애플TV는 이미 워치ESPN앱을 통해 ESPN의 스포츠생방송 망에도 접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ESPN 전용이 아닌 협력 네트워크의 방송도 함께 보는 방식이다. 하지만 거의 확실하게 워치ESPN과 함께 폭스스포츠나 CBS스포츠 같은 2차방송망의 스포츠 생방송까지 볼 수 있게 해 준다.
애플은 케이블TV에 가입 않고도 ESPN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최초의 방송은 아니다. 올 초 위성방송사 디시네트워크(Dish Network)가 발표한 슬링TV(Sling TV)가 경쟁사다. 이 회사는 월 20달러의 가입비를 받고 ESPN2와 TNT,TBS,CNN,푸드네트워크, 애덜트스윔,디즈니채널 등 10개 채널을 제공한다.
하지만 슬링TV 콘텐츠는 애플TV와 달리 지상파방송망(ABC,CBS,,NBC,폭스)을 포함하지 않는다.이는 슬링TV가입자들이 지상파방송을 보기 위해 별도 안테나를 설치하거나 여전히 케이블TV에 가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애플의 스포츠콘텐츠 확보와 관련한 걸림돌로는 NBC 선데이나잇풋볼, NBC스포츠의 EPL,NHL생방송 공급 여부가 꼽히고 있다. 애플은 콘텐츠 협상창구인 NBC유니버설과 아직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애플은 올 연말까지 서비스콘텐츠 확보를 완료하기 위해 다수의 TV방송국과 콘텐츠 공급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NBC유니버설은 이 리스트에서 빠져있다. 이 회사의 모회사인 컴캐스트와 애플 간 갈등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플온라인TV사업 성공 가능성은?...첫 1년간 20억~30억달러 사업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는 애플TV서비스가 첫 1년간 수십억 시청건수를 기록하며 수십억달러 대박비즈니스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르면 애플은 서비스 첫 해 동안에만 20억~30억달러(2조2천~3조3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내년 말까지 700만 고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월 35달러 서비스료를 받을 때 첫 분기에만 4억2천700만달러(4천763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새 애플TV서비스 가입자규모는 서비스 첫 분기에 미국서만 410만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내년 말까지 740만가입자, 2018년까지 1억700만 가입자로 폭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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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애플온라인TV매출은 내년 말에 24억달러(2조6천772억원), 2018년말에는 42억달러(4조6천851억원)로 껑충 뛴다. 미국에서 최고의 온라인 영화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넷플릭스는 지난 해 55억달러(6조1천35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애플의 전략은 애플TV란 브랜드를 가진 셋톱박스로 돈을 버는 게 아닌 듯 보인다.
iOS기반의 모든 애플기기를 통해 이뤄지는 TV서비스가 더 큰 수요를 창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가입자 수를 모두 합치면 애플은 올연말까지 미국에서만 1천970만명의 애플TV서비스 가입자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 가입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보다는 셋톱박스를 통해 애플의 TV서비스를 시청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TV, ‘취미’ 넘어 ‘멋진 비즈니스’로 변신...내친김에 TV까지?
애플은 그동안 애플TV에 대해 `취미‘라고 말해 왔다. 하지만 이제 이 사업은 멋진 새 비즈니스 모델로 변신 중이다. 애플TV셋톱박스는 지난 해 전세계시장에서 2천500만대 이상 팔리며 급상승세를 기록했다.
오는 2018년까지는 3천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부분의 매출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지난 분기에만 7천450만대나 팔린 애플 아이폰에 비하면 여전히 작은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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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전문가로 통하는 진 먼스터와 더글러스 클린천 파이퍼제프리 분석가는 “애플의 새로운 온라인TV서비스는 케이블TV업체와의 경쟁에 이어 수년간 얘기돼 온 애플TV세트 출시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최근 투자보고서에서 “우리는 애플의 이 서비스가 내년에 발표될 가능성이 있는 애플텔레비전 출시를 위한 지반다지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애플은 현재 애플TV셋톱박스를 통해 넷플릭스, 훌루 앱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자체브랜드를 가진 독자앱이나 서비스는 없다.
진 먼스터는 “애플의 새 서비스는 애플텔레비전 개발의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애플 TV세트가 나왔을 때 콘텐츠 통제권을 가지게 해 줄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애플이 자체 TV세트를 만들것이라는 소문이 수년간 이어져 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또한 파이퍼제프리의 보고서가 그대로 실현될 것이라는 근거도 분명하지 않다. 진먼스터는 지난 3년간 애플이 자체 TV세트를 내놓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아직 애플TV세트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