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우림 벌채와 사막화는 지구 보호를 위한 중요한 문제다. 푸른 지구를 유지하기 위해 일반적인 방법보다 10배나 빠른 속도도 숲을 성장시킬 수 있는 잠재자연식생(potential natural vegetation) 이론을 배운 인도인 남성이 인터넷에 지식을 공유, 글로벌 숲 재활 공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수벤두 샤르마(Shubhendu Sharma)가 바로 그 주인공. 그는 지난 2008년 토요타 인도 공장 조립라인에서 일하던 당시 일본 생태학자인 미야와키 아키라 박사를 만났다. 토요타 인도 공장 부지에 나무를 심고 숲을 만드는 방법을 지도하기 위해 공장을 방문한 미야와키 박사는 뿌리 식물로 숲을 만드는 잠재자연식생 이론을 선보였다.
샤르마는 이를 보고 감명을 받아 자신의 집에 있는 뒤뜰 93m2에 42종 나무 300그루를 심고 3년 뒤에는 대지를 숲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 뒤뜰 숲을 만들게 되면서 그는 토요타를 그만두고 시민이나 기업, 정부 등 클라이언트에게 조림 방법을 조언하는 비영리단체인 어포레스트(Afforestt)를 설립했다.
보통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상태에선 숲을 구성하는 식물은 번영과 도태를 반복해가며 600∼1,000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토지 고유의 종으로 정착하게 된다. 반면 일반적인 방법을 이용해 사람이 인공적으로 조림하면 100년 정도면 자가 재생하는 에코 시스템을 갖춘 숲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잠재자연식생 방식은 일반 인공 조림 방법보다 10배나 빠르게 에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한다. 샤르마가 말하는 잠재자연식생 방식 6가지 원칙은 이렇다.
먼저 흙 만들기. 토양을 조사해서 부족한 영양소가 뭔지 판단하는 게 첫 번째 단계다. 다음은 환경 조사다. 토질과 기후를 조사해서 어떤 식물이 성장할 수 있을지 식별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또 재래종 데이터에 따라 어떤 식물이 건강하게 성장할지 최종 선정한다.
세 번째는 비료 선택이다. 비옥한 토양을 만들려면 비료도 중요하다. 어포레스트는 비료로 쓸 수 있는 것으로 그 땅에서 50km 이내 지역에서 조달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또 조류 배설물이나 진흙, 부산물 등 어떤 것이라도 비료가 된다고 말한다.
네 번째는 식수다. 80cm 묘목을 사용해 1m2당 3∼5그루 묘목을 심는다. 또 성장하지 않고 시든 나무도 뽑지 않고 자연 그대로 방치한다고 한다. 다음은 최소한의 조림 면적이다. 숲 하나를 가꿀 때 필요한 최소 면적은 100m2다. 이는 어느 정도 면적이 되어야 숲에 빛이 들어가고 썩은 낙엽이 부패해 비료가 되면서 풍부한 토양이 된다. 이들은 숲 성장의 토대다. 또 과밀이라고 말할 정도로 울창하고 무성한 나무는 빛을 찾아 경쟁적으로 성장,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은 자립 과정이다. 숲이 자가 재생 사이클에 들어갈 때까지 2∼3년은 물을 주는 등 인간의 손을 빌려야 한다. 하지만 가능하면 생태계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게 중요하다. 물론 이런 6가지 원칙 외에도 과일을 심거나 50∼100종 등 다양한 식물을 심는다는 등 세부 규칙도 있다.
어포레스트는 지금까지 클라이언트와 함께 4만 3,000그루에 달하는 나무를 심어왔고 이 방법을 공개해왔다. 앞으로 더 빠르게 숲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전 세계 지역에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술과 지식을 누구나 공유할 수 있게 클라우드 오픈소스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몇 년 안에 지역별 고유 식물과 서식하는 야생동물, 토양 환경과 기후 같은 데이터를 집적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TED에서 강연을 하기도 한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