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작명 어렵네…" 삼성·LG, 좋은 이름 선점위한 `소리없는 총성`

'상표권 선점도 경쟁력'…TV 상표 주도권 잡아라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TV 상표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4K 초고화질(UHD, 3840×2160)TV 브랜드는 지금까지 각 사 고유상표로 양분됐지만 최근 그 경계마저 허물어지고 있다. 상표권 선점이 보다 넓은 마케팅 기회를 보장하고, 경쟁사 견제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12일 특허청에 ‘SUPER UHD TV’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이달 4일에는 ‘PRIME UHD’ ‘LUHD’ ‘SMART UHD’ 등 UHD 상표 3개를 특허청에 접수했다. LG가 2012년 첫 울트라HD TV를 출시한 이래 국내에서 ‘UHD’ 상표를 확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16일 출원한 ‘Super 울트라 HDTV’ 그래픽 상표에서 색깔 패턴을 약간 바꾼 버전도 같은 날 함께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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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 2월 16일 출원한 `Super 울트라 HDTV` 로고 <사진=특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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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 3월 4일 출원한 `Super 울트라 HDTV` 로고. 2월 출원 로고와 비교해 색상 배치에 차이가 있다. <사진=특허청>

삼성전자의 ‘UHD’ 사수도 거세다. 지난 1월 출범한 UHD 업계 협의체 ‘UHD 얼라이언스’ 상표로 ‘UHDA’를 결정하고 지난 1월 22일 로고와 함께 출원했다. 지난달 26일에는 LG전자 독무대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넣은 ‘Super UHD OLED’ 등 4종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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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1월 22일 출원한 `UHD얼라이언스(UHDA)` 로고. <사진=특허청>

2012년 8월 OLED TV 출원 후 약 2년 반만의 OLED 등록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은 “미래에 나올 제품을 미리 등록하는 것 뿐”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업계에서는 ‘삼성 OLED TV 재출시설’로 화제가 됐다.

LG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울트라(Ultra)’도 2건 포함됐다. 삼성전자가 UHD와 관련해 ‘울트라’를 쓴 건 올해가 처음으로 업계 간 암묵적인 ‘UHD’(삼성), ‘울트라 HD’(LG) 분리가 점차 옅어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양 사가 출원한 모든 상표가 최종 등록되는 건 아니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일반명사의 경우 특정 기업의 독점적 권리가 행사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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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2013년 1월 30일 출원한 `Ultra HDTV` 로고. 일반명사 울트라HD의 특성을 들어 등록이 반려됐다. <사진=특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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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2013년 2월 22일 출원한 `ULTRA HDTV` 로고. 1월 출원작과 달리 Ultra를 대문자로 처리했지만 일반명사 울트라HD의 특성을 들어 등록이 반려됐다. <사진=특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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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헤 5월 19일 출원한 `4K 3D+ ULTRA HDTV` 로고. 현재 공고단계에 있다. <사진=특허청>

LG전자는 지난 2013년 1월 ‘Ultra HDTV’를 출원했으나 등록이 거부됐다. 이를 대문자로 바꿔 ULTRA HDTV로 다시 제출했지만 마찬가지였다. 5개월 뒤 4K Ultra HDTV도 반려돼 LG전자는 지난해 5월 4K 3D+ ULTRA HD를 출원해 공고할 수 있었다. 울트라(Ultra)HD가 UHD와 함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규정한 4K 해상도를 뜻하는 일반명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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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2월 20일 등록한 `UHD 업스케일링(Upsacling)` 로고. UHD 화질개선 기능에 대한 상표 선점의 성격이 크다. <사진=특허청>

경쟁사 견제 수단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화질을 4K급으로 변환하는 업스케일링은 삼성전자가 ‘UHD 업스케일링(Upscaling)’으로 지난해 2월 출원해 상표로 등록됐다. 같은 시기 미국과 유럽에서도 동시에 이름을 올려 삼성 TV의 화질 개선 기능을 뜻하는 고유명사로 마케팅에 활용되고 있다. 이에 LG전자는 ‘4K 업스케일러(Upscaler)’, ‘U클리어’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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