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과학자 첫확인...인간, 미생물통해 받아들여
인간의 몸속에 인간의 조상으로부터 받지 않은 외부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1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릿지대 과학자들은 인간몸속 데옥시리보핵산(DNA)의 일부가 인간의 조상이 아닌 외부 생명체로부터 온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은 연구결과는 “인류가 오랜전 과거 같은환경에서 공생하던 미생물로부터 생존에 필수적인 외계의 유전자를 받아들였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 생존에 필수적인 외부 미생물유전자 흡수
이들 과학자들은 인간이 이른바 ‘수평적 유전자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을 통해 지금까지 알려졌던 17개의 유전자들을 받아들인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인간의 게놈에서 이전까지 보고되지 않았던 128개의 외부 유전자도 추가로 찾아냈다.
수평적 유전자이동이란 어떤 생명체가 외부 생명체로부터 필요한 일부 유전자를 받아들여 자신의 유전자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인간에게 외부 DNA를 가져온 유기체가 박테리아,원생생물,바이러스,균류 등임을 확인했다. 이들은 “이 발견이 기존의 인간진화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인간은 인간 조상으로부터만 유전자를 내려 받아 온 것으로 여겨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인류가 미생물로부터도 외부의 유전자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드러내 주고 있다.
이번 연구보고서는 “동물의 진화가 단지 인류의 조상계통으로부터 내려받은 유전자진화에 의해서만 이뤄진 것이 아니며, 이런 과정은 여전히 진행중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진화론에 배치되는 것이다.
■동물의 수평유전자이동, 광범위하게 일어났다
이 연구는 미생물과 똑같은 같은 환경에서 살았던 동물의‘수평적유전자이동(HGT)에 초점을 두고 진행한 결과 밝혀졌으며 게놈 바이올로지(Genome Biology)에 게재됐다.
수석저자 알라스테어 크리스프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인간을 비롯한 동물에게 있어서 수평유전자이동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뤄졌는지, 수천 개의 활성 외부 유전자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등을 보여 준 첫번 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놀랍게도 수평적유전자이동이 드물게 발생하기는 커녕 많은 동물, 아마도 거의 모든 동물의 진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과정은 현재에도 계속진행 중이다. 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진화에 대해 다시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단세포생물에서의 수평적유전자이동 사례는 잘 알려져 왔고, 이는 박테리아가 얼마나 빨리 진화하는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여겨져 왔다.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 같은 것이 그 사례로 꼽힌다.
수평적유전자이동(HGT)은 미생물과 식물로부터 유전자를 받아들인 선충, 그리고 커피딸기 소화용 효소를 만들어 내기 위해 박테리아유전자를 받아들인 (일부)딱정벌레의 진화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보다 복잡한 동물, 즉 인간에게서도 이런 유전자이동 현상이 발생한다는 생각은 광범위한 논란속에 반박돼 왔다.
■“수평적 유전자이동, 인간에게도 해당된다”
케임브릿지대 과학자들은 12종의 초파리, 4종의 선충, 10종의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수평적유전자이동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진은 이들 유전자들과 다른 종의 유사유전자들이 원래에는 얼마나 닮았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들을 나란히 배열해 유사성을 계산해 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종의 유전자 그룹을 비교함으로써 한 동물이 얼마나 오래전에 다른 종의 유전자들을 받아들여졌는지 추정할 수 있었다.
척추동물이 수평유전자이동을 통해 ABO혈액형 그룹의 유전자를 포함한 수많은 유전자들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사람이 흡수한 또다른 외부유전자들 대부분은 대사과정에 필요한 소화 효소와 관련돼 있음도 밝혀졌다. 이동된 유전자들 일부는 지방산 분해와 당지질을 형성하는 지방질 대사과정에 관여하는 것이었다. (지방질 대사는 지방질이 장기기관에서 구성 성분으로 분해·흡수된 후, 다시 당지질로 합성되는 과정이다.) 다른 유전자는 염증반응,면역세포신호,항균반응을 포함한 면역반응에 관련된 것이었다. 추가 유전자카테고리에는 아미노산 신진대사,단백질수정, 및 항산화활동 유전자들이 포함돼 있었다.
■수평적이동유전자 통로는 박테리아,바이러스,균류 등
케임브릿지대 연구팀은 이 이동된 유전자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려줄 만한 유기체계층을 찾아냈다.
박테리아와 원생생물이 연구중 드러난 가장 일반적인 외부 DNA제공자였다.
연구진은 또한 바이러스에서도 수평적 유전자이동이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는데 바이러스는 영장류가 50개 이상의 외부 유전자를 갖게 된 원인임을 밝혀냈다.일부 유전자들이 균류로부터 시작됐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전까지는 박테리아만을 수평유전자이동의 원인으로 보고 연구했기에 다른 미생물들이 인간의 유전자에 외부 유전자를 가져다 주는 통로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영장류에서 보이는 수평적유전자이동은 대부분 아주 오래전 척삭동물의 공동조상과 영장류의 공동조상이 살았던 기간 중에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저자들은 또 다세포생물 간의 직접적인 수평적유전자이동 또한 가능하며 이는 이미 일부 숙주-기생충 간의 관계에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