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렌터카 업계 1위 기업 KT렌탈을 인수하면서 후발 주자들이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렌터카 사업에 진출하지 않았던 롯데가 단번에 업계 1위로 부상하면서 영업 역량 극대화, 다양한 연계 사업 확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존 모기업보다 재계 순위도 높아 KT금호렌터카의 1위 지위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렌터카 업체들이 롯데그룹의 KT렌탈 인수에 따라 대규모 채용, 주요 사업 부문 강화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11일 호텔롯데를 통해 KT렌탈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인수 작업은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5월 마무리될 전망이다.
롯데는 향후 전국 1만2000개 유통망을 활용해 KT렌탈 영업역량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호텔롯데,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관광·금융사와의 연계 마케팅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롯데와 KT렌탈이 이미 진출해 있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 거점 확대도 검토된다. 롯데가 단번에 렌터카 업계 1위로 부상하면서 업계 지각변동이 예고된 셈이다. 롯데는 재계 순위 5위로 기존 모그룹인 KT보다 다섯 단계나 높다.
가장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업체는 KT렌탈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업계 4위 SK네트웍스다. 이 회사는 23일까지 렌터카 사업부문 영업·영업지원 경력사원을 대거 모집한다. 채용 인원을 ‘○○명’으로 명시했고 직무도 장기렌털기획, 단기렌털기획, 상품기획, CS기획·운영 등 8개에 걸쳐 있다. KT렌탈 인수가 실패로 끝나면서 자체 경쟁력 강화로 방향을 돌린 모양새다. 내부적으로는 당장 현업에 투입할 수 있는 5~6년차 인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2위 AJ렌터카는 지난해 최대 성장을 기록한 개인장기렌터카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회사 개인장기렌터카 비중은 지난해 95% 늘어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개인 고객 생활 습관에 맞춘 상품을 개발해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업계 3위 현대캐피탈은 사실상 업태가 달라 관망새다. 현대캐피탈은 렌터카 보유대수 기준으로는 업계 3위지만 다른 회사와 달리 단기 렌터카 사업은 하지 않는다. 금융회사로 분류돼 렌터카사업보다 자동차 리스가 주력 사업 분야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은 일반적인 렌터카 회사와 달리 장기렌터카 영업만 하고 있다”며 “사실상 업종이 달라 롯데그룹의 KT렌탈 인수에 따른 별도 대응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KT렌탈 내부도 롯데에 인수된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KT렌탈 관계자는 ”KT렌탈 입장에서는 사실상 최상의 시나리오”라며 “일부 사업 영역이 겹치는 그룹이나 재무적투자자에 인수된 것도 아니고 고용도 보장돼 앞으로 전망이 밝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