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기대에 못 미치는 애플워치를 내놓으면서 스마트워치 시장에 혼전이 예상된다. ‘절대강자’가 없는 시장에서 제조사 모두 ‘해볼 만한’ 상황이 된 것이다. 2분기부터 한국과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최신 스마트워치가 일제히 출시되면서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예고됐다.
애플은 9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에바 부에나 센터에서 자사 첫 스마트워치 ‘애플워치’를 공개했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과 연동한 통화기능과 메시지 송수신, 운동 결과를 통계로 보여주는 피트니스 트랙커, 애플페이, 알람 등의 기능을 소개했다.
지난해 9월 아이폰6 발표 당시 공개했던 애플워치 기능에서 거의 진전된 게 없는 내용이었다.
새로운 건 배터리 용량과 가격 정보였다. 애플워치는 18시간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탑재했다. 가격은 1.5인치 기준 애플워치 스포츠가 349달러, 애플워치가 549달러였으며 1.65인치가 이보다 50달러씩 비쌌다. 애플워치 에디션은 최저가가 1만달러에서 시작했다.
애플워치는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지 못했을 뿐만아니라 그나마 공개한 기능도 경쟁 스마트워치를 넘어선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팀쿡 CEO가 자랑한 피트니스나 메시지 송수신 기능은 현재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둔 대부분의 스마트워치가 채택한 기능이다.
통화기능도 애플워치는 반드시 아이폰과 연동을 해야 가능하지만 LG 워치 어베인 LTE는 롱텀 에벌루션(LTE) 통신을 활용한 직접통화(VoLTE)가 가능하다.
배터리 시간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지만 LG 워치 어베인 LTE 등 대부분의 제품이 하루 이상 지속되는 배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페블 타임은 배터리를 일주일이나 사용할 수 있다.
애플워치에 채택된 애플페이 역시 LG 워치 어베인 LTE가 근거리무선통신(NFC)를 활용한 월렛 기능을 탑재하면서 빛이 바랬다.
애플이 지난해 11월 일반에 공개한 와치킷을 통해 수천 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이 개발된 것은 애플워치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그러나 앱만으로 기능적인 부족함을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애플워치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스마트워치 시장은 혼전 양상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4월 10일부터 미국, 중국, 일본 등 9개국에서 애플워치 예약판매를 시작하며 LG 워치 어베인 LTE가 2분기, 페블 타임이 올 여름, 화웨이 워치가 올해 중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조만간 ‘오르비스(프로젝트명)’를 공개할 방침이어서 스마트워치 시장이 안갯속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애플워치가 올해 1500만대 이상 팔리면서 시장점유율이 5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 예측이 크게 빗나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표]제조사별 스마트워치 재원 및 특징>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