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인식 기술 활용 급진전…면접에서 거짓말탐지기까지

스마트폰으로 영상 통화를 하던 두 사람이 ‘게임하기’를 누른다. 룰은 간단하다. 먼저 웃는 사람이 진다. 심판은 앱 소프트웨어다. 앱이 눈꼬리나 눈썹, 입모양 등을 추적해 사용자가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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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인식 기술이 용처를 넓히고 있다. 이처럼 모바일 게임뿐 아니라 기업 면접이나 정치계에서까지 얼굴 인식 기술을 응용해 일종의 ‘거짓말 탐지기’로 사용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 영상 채팅 앱 업체 우부(Oovoo)는 최근 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지능형 비디오 플랫폼’을 선보였다.

얼굴인식 기술이 용처를 넓히고 있다. 모바일 게임뿐 아니라 기업 면접에까지 등장했다. 정치권도 얼굴인식 기술을 일종의 ‘거짓말 탐지기’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었다.

미국 영상 채팅 앱 업체 우부(Oovoo)가 최근 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지능형 비디오 플랫폼’을 선보였다고 텔레그래프가 9일 보도했다. 영국 캠브리지대학과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공동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이 회사가 스마트폰에 접목시켜 상업화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초기 자폐증 연구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사람의 표정을 찍은 방대한 양의 사진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컴퓨터가 사용자의 감정을 감지하도록 했다. 사진을 찍을수록 더 많은 DB가 쌓여 이 사람이 어떤 감정일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배울 수 있다.

회사는 이 기술을 자사 앱과 연동시켰다. 우부의 모바일 앱 사용자는 총 1억2000만여명에 달한다. ‘눈 깜짝이지 않고 쳐다보기’, ‘웃지 않기’ 등 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한 게임도 선보였다. 특히 여러 업계에서 이 플랫폼을 ‘거짓말 탐지기’처럼 쓰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미 이 기술을 차기 대통령 선거에 활용하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정치인의 강연이나 토론 과정에서 청중들의 표정 변화를 간파해 여론 조사에 반영한다. 금융권의 접근도 발빠르다. 특히 협상 테이블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잠재적 고객이 어떤 결정을 할지 사전에 알아볼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대형 글로벌 업체들이 채용 과정에서 이 플랫폼을 응용하려 하기도 한다. 우부는 이미 몇몇 업체들과 플랫폼 공급 협상에 나선 상태다. 영상 채팅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이를 촬영한다. 답변 내용과 함께 면접자 표정 변화를 통한 심리 상태를 추정해 부가정보로 쓴다.

회사는 상품 진열대 유리에 카메라를 달아 각 소비자가 특정 제품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알아내 향후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이다. 영국 이매지네이션테크놀로지스가 준비 중인 ‘스마트 카메라’ 시스템과 비슷하지만 보다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기술 기반인 얼굴인식 DB와 관련해선 아직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 등이 남아있다. 페이스북 얼굴 인식 알고리즘 ‘딥페이스(DeepFace)’는 정확도 97.25%를 자랑한다.

최근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 업체 AVG는 얼굴인식 기술을 적용할 수 없도록 발광다이오드(LED)를 단 특수 안경 시스템을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LED 빛으로 카메라가 표정을 읽어들일 수 없게 한 게 특징이다.

우부의 모회사인 마리안캐피탈의 JP 뉴지프 전무이사는 “프라이버시를 포함해 큰 난관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기술)규제와 유용성 중 어떤 게 이득인지를 따져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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