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케이블TV 업계가 이달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한다. 100% 디지털 케이블 전환을 선언한다. 디지털 전환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와 대조적이다. 우리 정부의 디지털케이블 정책은 물론이고 케이블 업계의 자성이 필요하다.
4일 일본케이블TV협회(JCTA)에 따르면 일본 케이블TV 사업자는 총무성 요청에 따라 이달 말까지 일본은 47개 행정구역에서 순차적으로 아날로그 방송 송출을 종료한다.
일본 내 전체 케이블TV 가입자 2693만가구 가운데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아날로그로 변환해 시청하는 비율은 지난 1월 기준 약 4.3%(110만가구)다. 총무성과 케이블TV 사업자는 홈페이지와 일반 가정, 공공기관, 가전양판점 등에 비치된 TV 화면에 계속 안내문을 게시하며 디지털 전환을 독려한다.
일본 케이블 관계자는 “일본 정부는 지난 2011년 지상파 디지털 전환 시 케이블TV 업계에 2015년 3월까지 아날로그 방송을 잠정 종료할 것을 요청했다”며 “지역 사정에 따라 디지털 전환이 다소 늦춰진 일부 사업자를 포함하면 늦어도 4월까지 100% 디지털케이블 체제가 구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케이블TV 업계의 디지털 전환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48.6%에 불과하다. 전체 가입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는 합산규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특정 사업자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차세대 방송에 대한 투자라는 정공법보다는 법·제도로 시간을 버는 데 급급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실제로 OTT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선 케이블 사업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주문형비디오(VoD) 등 신시장이 개화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수신료 중심 수익 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는 올해 대도시를 시작으로 오는 2017년까지 100%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연 평균 7%에 불과한 디지털 전환율 증가세와 결합상품을 앞세운 IPTV의 공세를 감안하면 3년 내 50%P 이상을 끌어올리는 건 무리다.
정부와 국회의 지원도 미진한 수준이다. 케이블 업계는 빠른 시일 내 100% 디지털 전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국도 일본처럼 정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료방송 시장에 출혈경쟁을 촉발한 결합상품에 관한 제재는 이제 막 조사 단계에 돌입했다. 지난 2012년 김장실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유료방송 디지털전환 특별법은 업계 간 이해관계 탓에 현재까지 국회에 계류됐다.
케이블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속도를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 플랫폼사업자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노력과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연도별 디지털전환율 / 자료: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5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연도별 디지털전환율 / 자료:한국케이블TV방송협회](https://img.etnews.com/photonews/1503/660792_20150304154336_067_T0001_550.png)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