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종합지수가 5000을 돌파했다. 지난 2000년 이후 15년 만이다.
3일 포브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44.57P(0.90%) 상승한 5008.10에 마감됐다.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3월 9·10일에 이어 사상 세 번째 지수 5000선 돌파다.
지수를 끌어올린 직접 요인은 이날 나스닥 상장사인 NXP반도체와 프리스케일 반도체 간 합병 소식이었다. 양사 주가는 각각 17%, 12%씩 올랐다.
근본 원인은 단연 나스닥 전체 시가총액 10%를 차지하는 애플의 성장세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발돋움한 애플 시가 총액은 현재 7580억달러 수준으로 세계 증시 사상 최고치다. 이는 미국 2위 업체인 엑슨모빌과 3위 마이크로소프트(MS) 시총을 합친 것보다 많다.
여기에 지난 주말 중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과 이달 유럽중앙은행(ECB) 국채 매입이 본격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투자자 돈이 미국 자산에 몰렸다는 게 외신 분석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여전히 나스닥이 기술주 중심이긴 하나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15년 전에는 닷컴 등 IT 비중이 57%로 절대적이었다. 지금은 43%로 떨어졌다. 그 대신 바이오와 제약 등 헬스케어 업체 비중이 늘었다.
IT기업 순위 변동도 크다. 당시 나스닥 상위 톱10 중 마이크로소프트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월드컴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은 자취를 감췄다. 이들의 빈자리는 애플과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이 꿰찼다. 그동안 잦은 인수합병(M&A)은 4715개에 달하던 나스닥 상장사 수를 2568개로 반토막냈다.
나스닥 5000 돌파 소식이 전해진 3일 국내 코스피 지수도 5개월 만에 2000선을 넘어섰다. 코스닥도 동반 상승했다.
미 증시 활황과 그리스 구제금융안 연장 합의 등 글로벌 호재가 잇따르고 있어 국내 증시 역시 당분간 상승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시장은 전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 추이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