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GIST 한국문화기술연구소(이하 CT연구소)가 국회를 통과한 수십억원의 예산 소진을 놓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3년 4월 광주과학기술원 연구조직으로 설립된 CT연구소는 아시아문화전당 개관 등 지역문화산업 발전에 큰 기대를 모았지만 51억원의 예산을 소진하지 못하면서 지역 내 상실감도 커가는 상황이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GIST, 광주시 등에 따르면 CT연구소 예산은 지난 2013년 국회를 통과한 확정예산 30억원 가운데 운영비 5억원을 제외한 25억원을 남겼다. R&D예산 20억원은 손도 대보지 못하고 사라진 셈이다. 지난해에는 42억원이 예산이 반영됐지만 16억원만 사용되고 나머지 26억원은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R&D 프로젝트는 7~8회에 걸쳐 사업제안서를 제출했지만 문화부 심의조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R&D 기획보다는 외부용역 위주의 프로젝트가 다수를 차지한 점이 탈락 배경으로 알려졌다.
올해 예산은 30억8800만원으로 운영비 10억원과 R&D 예산 20억8800만원이 반영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집행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지역문화산업 한 관계자는 “그동안 CT연구소는 지역 국회의원, 문화부, GIST 등과 소통부재로 확보된 예산마저 불용하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더욱이 사업 목적인 R&D 예산을 소진하지 못한 점은 국가예산의 비효율적 사용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CT연구소 관계자는 “처음부터 운영비와 R&D사업 예산이 CT연구소에 입금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용예산과 사업비 반납 등은 억지가 있다”며 “문화부를 비롯해 광주시 등과 지역 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 데 다른 시각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화부 관계자는 “CT연구소가 과제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해 예산축소 등 미흡한 점들이 다수 확인돼 중장기 R&D로드맵 제출을 요청했지만 사실상 거부했다”며 “GIST 신임 총장과 사업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