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인도 IT기업들의 현황은 어떨까. 딜립 순다람 주한인도상공회의소 부의장과 장국현 주한인도상공회의소 사무총장, 장기영 위프로코리아 지사장, 허철회 테크마힌드라코리아 대표에게 인도 IT기업의 국내 활동에 대해 물었다. 이들은 한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이들은 “인도 IT업계가 제조업 기반 IT 강국인 한국 기업과 협업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도나 한국이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균형적으로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도의 IT산업은 주로 아웃소싱이나 컨설팅 서비스 등 IT관련 서비스와 소프트웨어(SW)에 집중돼 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인도 IT기반 비즈니스프로세스아웃소싱(BPO) 업계의 매출 규모는 우리 돈으로 약 12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제조업은 지난 30여년 동안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15% 정도에 머물러있다. GDP 대비 부가가치 비중도 중국과 한국이 30% 규모인데 반해 인도는 13%에 불과하다. 고용창출 효과가 높지만 실적은 부진한 셈이다. 이에 최근 나힌드라 모디 정부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라는 기조 아래 제조업을 육성시키겠다며 포괄적 개혁을 추진 중이다. 해외 기업의 생산 공장유치 등 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 장기영 위프로코리아 지사장은 “한국 기업과 손잡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며 “인도 IT업체들 상당수가 이미 세계 각국에 진출해 있어 관련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IT기업들 상당수가 내수 시장을 첫 목표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과 달리 인도 IT기업들은 고객사들이 세계 곳곳에 있어 언어나 문화적 장벽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위프로코리아나 마힌드라 등은 이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아직 국내 업체들은 해외 인력이나 외국 기업을 받아들일 때 문화적 차이 등을 이유로 꺼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반드시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도 IT산업의 기반인 각 업체의 인재 양성 방안도 주목할 만하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특히 SW 인재 부족이라는 고질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인도 IT기업들이 현지 대학과 연계해 벌이는 캠퍼스 구축 정책 등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