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시험 동영상 발표에 찬반논란 뜨겁다
구글이 발표한 동영상에 로봇개를 발로 차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뜨거운 ‘로봇 윤리’논쟁을 낳고 있다.
구글의 로봇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 주 ‘스팟(spot)’이라 불리는 무게 73kg인 네 다리를 가진 빅독보다 작고 가벼워진 로봇개 동영상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비디오가 개를 학대했다는 예기치 않은 역풍을 맞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17일 네티즌 사이에서 가열되고 있는 구글의 로봇개를 발로차는데 대한 논란을 전했다.
이 회사 직원은 동영상 속에서 로봇 개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서 있을 수 있는지를 증명하기 위해 ‘스팟’을 발로 찬다. 그러나 이 장면은 ‘잔인하다’, ‘잘못된 행동이다’라는 비난받으면서 로봇 윤리에 대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디오 공개 이후 시청자들은 트위터에 다양한 찬반 목소리를 올리고 있다.
■연습으로라도 개를 어떻게 발로 차나?
한 트위터러는 “연습으로라도 개를 차는 것은 정말 잘못된 행동이다. 구글의 로봇개는 너무나 실제 개처럼 보여 과연 편한 마음에서 찰 수 있을 까”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내가 그 친구와 마주친다면 개가 아니라 그 친구를 발로 찼을 것이다. 불쌍한 개!”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를 발로 차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개는 느끼고, 숨 쉬며 그리고 기억한다. 그러나 로봇은 금속 조각일 뿐이다”는 글을 올린 네티즌도 있었다. 또 다른 트위터러는 “그들이 살아있기는 한 것인가? 해머를 발로 차는 것이 잔인한 행동인가? 그럼 바위는? 카드보드 상자는?”이라며 윤리논쟁을 일축했다.
동물보호단체인 PETA는 “우리는 실제 동물의 일상적 학대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실제 개 보다 네 개의 다리를 가진 로봇을 발로 차는 것이 보다 나은 행동이라 할지라도, 대부분의 이성적인 사람들은 그런 폭력을 부적절하다고 생각할 것이다”고 말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자사 로봇의 균형잡는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이런 전략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8년에 이보다 큰 개로봇 ‘빅 독’을 발로 차는 유사한 비디오를 공개한 바 있다. 또 로봇이 눈 사이를 걸어가고 얼음 위를 걸을 때 균형을 어떻게 잡는 지를 보여주는 비디오를 제작하기도 했다.
스팟과 빅독은 전기로 충전하며 유압으로 작동하면서 걷거나 속보를 하고, 계단을 오르는 로봇들이다.
로봇 머리에 설치된 센서는 거친 지형을 가로질러 방향을 읽고, 인간이나 다른 로봇 개들이 가까이에 있는지를 알아내며, 자신의 주인을 뒤쫓아가고 대형을 지어 달리는 것을 도와준다. 로봇은 또한 주인과 함께 산책하기도 한다.
■로봇개가 아픔을 느끼기라도 하나? 동정심에서 나오는 생각일 뿐
로봇개 윤리논쟁과 관련해, 영국 셰필드대의 노엘 샤키 교수는 “이것이 비윤리적이냐 하는 유일한 점은 로봇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느냐”는 점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한 수학자는 “컴퓨터가 정보를 완벽하게 통합하는 과정을 다룰 수 없기 때문에 로봇은 결코 감정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로봇은 의식을 하거나 느낄 수는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일랜드 국립대학의 필 맥과이어교수는 “의식이란 제한된 기억을 사용하고 유한한 시간을 가진 물질적 기계에서 창조될 수 없다”고 말했다.
맥과이어교수는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쥴리오 토노니 교수가 개발한 의식에 대한 수학적 틀을 사용, 정보를 통합하는 능력이 의식의 핵심적 특징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그는 의식이 수많은 정보조각들의 통합에 기반 한다면, 컴퓨터는 인간처럼 의식적일 수 없고 감정을 경험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런 이론은 최근 옥스퍼드대 미래 인간인류연구소의 앤더스 샌드버그를 통해 시험되었다.
샌드버그는 자신의 ‘뇌모방의 윤리’라는 연구에서 “미래에 우리는 실제 인간을 모방하는 인공적인 인간의 뇌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행하는 것의 윤리성과 도덕성은 어떤 문제인가? 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논문에서 “만약 뇌모방이 가능하게 된다면, 우리는 이론적으로 가상시험 쥐를 창조하기 위해 동물을 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샌드버그는 실제 쥐와 다른 동물에 대한 과학 실험을 수행하는 데 많은 반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인공적으로 만든 동물에 대한 실험을 할때 로봇개에서 보는 학대 논란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동물에 대한 모방은 교육, 과학, 의학이나 공학에서 실험을 위해 실제동물을 대체해서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방품을 다루는 것은 인형을 다루는 것과 같다. 그것은 도덕적으로 의무적이지 않지만 동정심에서 우러나는 생각일 뿐이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인터넷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