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트윗(tweet) 삭제 국가 1위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트위터가 지난해 하반기 게재 유보한 트윗 총 1982건 중 1820건이 터키 당국에 의한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즈가 회사의 투명성 보고서 초기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회사가 전 세계에서 삭제하거나 블록 처리한 트윗의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지난해 상반기 터키 당국의 요청으로 삭제된 183건보다 10배나 많다.
자료에 따르면 터키 법원의 트윗 삭제 명령 건수는 지난해 하반기 328건으로, 상반기 65건보다 5배가량 늘었다. 정부 요청을 포함, 터키에서 트윗을 삭제 당한 계정 수는 같은기간 304건에서 2642건으로 급증했다.
터키의 트위터 사용자 수는 1200만명 정도로 예측된다. 중국이나 이란처럼 전면 금지는 아니지만 터키 내부에선 표현의 자유에 대한 반발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트위터 측은 지난주 이스탄불과 앙카라에서 터키 당국과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과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터키 정부가 지난 몇달간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를 점점 더 옥죄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소셜미디어 접속 자체를 금지해 검열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보단 일부 글만 삭제하는 방향으로 미디어 검열 전략을 선회했다는 주장이다.
야만 아크데니즈 변호사는 “이는 터키에서 온라인 검열이 일상화돼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라며 “트위터가 터키 정부의 요청을 거부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아크데니즈 변호사와 동료들은 당국의 삭제 요청에 계속 응하다보면 이 같은 행위가 합법적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야만 아크데니즈 변호사는 지난해 터키 정부의 트위터 차단에 강력히 항의했던 인물로, 당시 헌법재판소에 터키 정부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던 원고 3인 중 한 명이다. 터키 정부는 지난해 초 트위터와 유투브 접속을 차단했지만 헌법재판소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결론 내리면서 2주만에 이를 해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오는 6월 의회 선거를 앞두고 터키 정부가 SNS뿐 아니라 온오프라인 미디어에 대해 압박을 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터키의 언론 환경이 세계에서 가장 자유롭다고 재차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