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수입차 전성시대, 서비스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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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네트워크 부족, 비싼 부품값 등 열악한 사후서비스(AS) 환경은 수입차 시장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우선 수리 자체를 받기 어렵고, 어렵게 수리를 받더라도 국산차의 3배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해야 해 소비자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역량이 부족해 발생한 부작용이다. 수입차 업계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과 AS 품질 확보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부족한 서비스 네트워크는 수입차 업계 고질병이다. 수입차가 대중화되기 전부터 자동차를 탔던 대부분 소비자에게 서비스센터가 전국 수십 개에 불과한 AS 환경은 낯설 수밖에 없다. 가격과 성능, 모든 면에서 만족했더라도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국산차 브랜드는 대부분 수백개 서비스센터를 보유했고, 1000개가 넘는 브랜드도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1421개 서비스센터, 기아자동차는 825개 서비스센터를 운영해 국내에서 가장 서비스 접근성이 높은 브랜드로 평가됐다.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도 전국 300~400여곳에서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대도시뿐만 아니라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쉽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다.

반면 수입차 소비자에게 빠른 서비스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서비스센터를 보유한 BMW 센터조차 44개에 불과하다. 같은 그룹 내에 속해 있는 미니 브랜드 서비스센터를 모두 합해도 59개가 전부다. 다른 브랜드 사정은 더 열악하다. 지난해 점유율 2, 3, 4위를 기록한 메르세데스 벤츠, 폴크스바겐, 아우디 브랜드 서비스센터는 20~30개에 그쳤고 10개 미만의 서비스센터를 보유한 브랜드도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 서비스센터 수가 적은 것도 문제지만 대도시에만 퍼져 있어 중소도시 소비자는 외면받는 상황”이라며 “수용할 수 있는 서비스 수요에 한계가 있어 수리 한 번에 수 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수입차 업계도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 서비스 품질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BMW그룹 코리아는 현재 59개인 서비스센터를 2016년까지 순차적으로 78개로 늘릴 계획이다. 워크베이(작업 공간)는 800여개에서 1183개로, 인력은 1500여명에서 2246명으로 늘린다.

최근 소비자가 급증한 다른 독일차 브랜드들도 올해 양적 확대에 주력한다. 폴크스바겐은 28개에서 40개로, 아우디는 25개에서 40개로 서비스센터를 대폭 늘린다. 특히 서비스 지연 주범인 판금도장 작업이 가능한 서비스센터 확대에 주력한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올해 서비스센터를 45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경쟁 브랜드인 BMW와 비슷한 수준으로 양적 확대가 이뤄지는 셈이다.

재규어 랜드로버 2개, 볼보 2~3개, 포르쉐 2개, 닛산 2개, 혼다 2개 등 수입차 브랜드 대부분이 올해 서비스센터 확장 계획을 확정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부분 수입차 브랜드가 서비스센터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며 “수입차 시장이 양적으로 급성장한 만큼 이제는 서비스 질 향상이라는 관문을 지나야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올해 대체부품인증제가 시행되면서 현재 국산차보다 3배 이상 비싼 수입차 수리비 부담 완화도 기대된다. 보험개발원 조사 결과 수입차 수리비 중에서도 부품가격은 국산차보다 4.7배 비싼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부품값 인하 대책이 효과를 볼지 주목된다. 가격이 비싸고 파손도 빈번한 범퍼, 보닛, 휀더 등 50~80여개 외장 부품이 우선 적용 대상이다. 대체부품인증제는 순정부품(OEM 부품)이 아니지만 성능과 외관이 같다고 인정되는 대체부품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