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특허소송 관할집중 법원의 경쟁력, 판사의 전문성이 관건

특허 등 지식재산권 소송 방안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특허소송은 일반관할이 인정되면 전국 어떤 법원에서든 제기할 수 있다. 때문에 많은 법원에서는 1년에 10건 이하의 특허소송만을 다루게 되고 당연히 판사는 특허소송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결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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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차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즉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법원이 특허권의 충분한 보호라는 측면에서 걸림돌이 되는 셈이다. 이에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특허소송 관할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대법원 사법정책자문위원회는 특허권 침해소송 제1심은 전국 각 고등법원 소재지 5개 지방법원만이 관할하는 방안과 동 소송의 항소심은 특허법원이 현재 다루고 있는 심결취소소송과 일원화해 전속 관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허소송 관할집중에 오랫동안 반대가 있었으나 이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국회도 법 개정안을 크게 변경시키지 않고 통과시킬 것이다. 이제 법원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논의가 중요한 시점이다.

특허소송 관할집중은 판결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특허소송의 관할을 집중하기만 하면 판결의 전문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질까.

관할이 집중되면 해당 법원의 판사는 더 많은 특허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뤄 특허 사건에 더 익숙해질 것이다. 법원의 전문성이 조금 더 높아지겠지만 이를 더욱 강화해야한다. 판결은 판사에 의해, 판결의 품질은 판사의 전문성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특허법원인 ‘연방관할항소법원’에 근무하는 판사는 특허에 관한 오랜 경험을 가졌다. 한 번 임명되면 자진퇴임하기 전까지 종신제 근무다. 때문에 세계 최고의 판결문을 작성할 수 있다. 대만은 지식재산전문법원에 근무하려면 판사가 미리 지원한 뒤 대법원이 전문성을 기준으로 선발한다. 임기는 기본 7년이고, 본인이 희망하면 연임 가능하다.

즉 미국과 대만은 전문성을 갖춘 판사를 임명하기 위해 노력하되 임기를 최대한 장기화해 전문성이 더 높아지도록 유도한다. 중국도 최근 베이징지식재산전문법원을 개설하고 지식재산 사건을 10년 이상 겪은 판사 22명을 임명했다.

이런 사례는 우리가 관할집중 법원에서 판사를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지식재산 사건, 특히 특허 사건에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갖춘 판사를 임명해야 한다. 법원은 판사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확한 판결을 하는 곳이다. 그리고 이 판사는 최소 5년의 기본임기를 채우고 희망하는 경우 연임 가능해야 한다. 전문성은 높을수록 좋고 근무연한이 늘어날수록 커진다.

특허 사건을 담당하는 판사가 한 재판부에 장기 근무하게 될 때의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첫째, 특허사건에 전문성을 갖춘 판사의 수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허법원 등에서 특허 사건을 이미 경험한 판사들이 다수 있고 또 이 법원에 배치되기 위해 전문성을 축적 중인 젊은 판사도 다수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둘째, 장기근무로 인해 특허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와 판사의 유착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우려다. 이는 판사 교육으로 해결할 사안이며 그렇다고 전문성을 포기할 수는 없다. 셋째, 특허 사건으로 전문성을 쌓은 다수의 법관이 로펌으로 이직하는 현상이다. 훌륭한 판결문은 훌륭한 의견서 및 답변서를 바탕으로 훌륭한 판사가 만드는 것이다. 그런 견지에서 그러한 이직이 대리인의 수준을 높이고 좋은 판결문을 쓰게 한다는 순영향을 고려하면 된다.

결론적으로 지식재산 전문법관 양성은 법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필수다. 지식재산 사건의 관할집중이 이루어지고 재판부에 전문성을 갖춘 판사가 장기 근무하게 되면 이 재판부는 정확하고 신속한 판결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껏 느끼지 못한 신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첫째, 외국의 권리자들이 자국의 법원을 마다하고 우리 법원의 판결을 구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다. 둘째, 우리 법원의 판결이 영어·중국어·일본어 등으로 번역되고, 외국의 판사·변호사·학자들이 그 판결 내용을 공부하게 될 것이다.

셋째, 지식재산이 적절히 보호받고 있다고 믿는 외국 자본이 우리나라에 연구소를 설치하거나 직접투자(FDI)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게는 지식재산의 창출, 보호 및 활용의 선순환 사이클이 역동적으로 움직여 우리 경제가 힘차게 발전하는 모습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정차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chaho@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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